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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철 Dec 29. 2022

안속는 거짓말 2

새해맞이 일출여행

안속는 거짓말 1에서 계속

사우나를 나와서 숙소로 가는 길은 아직 밝을 시간이 아니어도  쏟아지는 눈발이 어둠 사이로 훤하게 보이고 있었다.  숙소에는 가장 늦게 온친구가 천연덕스럽게 이제 오느냐고 아침 라면 끓여 놨으니 속풀라고.. 왜 늦었냐는 둥 집에서 기어와도 한시간이면 도착하는데 운전대를 놓아라 등 진짜 영양가 없지만 친구이기에 서로의 거짓말도 용서되고 그 거짓말속에 담긴 진실을 가름할 수 있는 사이기에 편하게 떠들며 창밖을 보니 이미 눈은 많이 쌓기 시작 했다. 한 친구는 개인사정으로 못온다고 연락 받았고 우리는 눈 올줄 알고 혼자만 안왔다등 우리만의 만든 이유로 성토를 하다가 서로 불안한 마음에 일찍 해산하기로 하고 한 친구는 동해안 여행을 한다고 출발하고 나와 다른 친구는 눈이 멈춘 틈을 이용해서 일찍 귀가 하기로 하였다.

 호텔 안내데스크에 문의한 결과 우리가 넘어 왔던 미시령은  이미 차량 통행이 불가 하다면서 한계령이나 대관령 만 통행이 가능하다 하면서 대관령쪽이 포장이 잘되고 넓으니 대관령으로 넘어가라고 추천하였다. 우리도 대관령을 선택하고 출발하였다. 출발 당시 불안했던 마음은 속초시내를 지나면서 도로가 제설작업이 잘 되어 있어 걱정하던 마음은 안심되었다.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길가의 체인판매점에 들어가 구입하려고 하였으나 체인의 가격은 평소가격보다 거의 50%는 비싸게 판매하고 있었고 집사람은 그래도 구입하는 게 어떠냐고 하지만 나는 내가 구입하면 계속해서 장사꾼들은 바가지 장사 할거랴며 도로정리가 되었고 대관령도 잘 정리되었을 거야, 내 운전 실력이면 별일 없어 하면서 구입을 포기하고 그냥  귀가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지 아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대관령 입구에 착하니 차들의 속도는 현저하게 줄어 들었고 창밖의 날씨는 송이 송이 큰 눈송이와 함께 힘찬 바람이 어울려져서 불기 시작했다.

길도 조금씩 밀리기 시작했고 아침도 일찍 라면으로 먹어 점심먹기엔 이른 시간이지만 식사를 하고 가자하여 휴게소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이미 휴게소는 만차 상태이며  입구부터 주차장인 듯  길게 늘어서 있어 포기하고 대관령 정상을 지나면 휴게소가 있으니 거기서 점심을 먹자고 그냥 지나쳤다.

휴게소를 지나쳐  얼마오지 않았는데 날씨는 점점 악화되어  바람세기도 강해져서 내리는 눈이  앞 유리창에  쌓이는데 차안이 더우니 눈이 유리창에 닿으면 바로 녹으며 얼어 버려 앞이 보이지 않았다. 와이퍼로 눈을 치우면 앞이 흐리게 보이기는 하였으나 눈이 녹으며 얼어 전방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다만 앞차의 깜박이는 비상등만 희미하게 보여 앞차와의 거리와 방향을 짐작 하면서 천천히 따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모질게 내리는 눈에 앞차도 보이지 않고 뒤차도 멈추었는지 보이지 않았다.   뒷좌석에 타고 있던 초등학생이던 딸애가 화장실 가고 싶은데 휴게소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묻자 집사람이 날씨가 험해서 시간을 짐작하기 어려우니 급하면 근처에서 해결하라고 하고  문을 열고 내리려 하는데 바람이 세게 불어 문을 열기도 힘들자 아이는 포기하고 그냥 가자고 한다. 그래 곧 휴게소 나올거야 조금만 참아 하고 다시 차를 출발 시켰으나 앞차도 보이지 않고  차가 지나간 흔적도 안보이지만 대강 차도 같은 느낌과 길옆의  움푹 파진 곳을 수로가 생각하고 그 근처로 가지 않게 하면서   이 흔적을 기준으로 조금씩 움직이니 그래도 대관령 정상에 도착은 할 수 있었다. 정상 넘어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은 하였으나 휴게소 영업은 중단되었고  겨우 화장실만 다녀와서 다시 출발 하였다.

휴계소를 지나니 날씨와 도로 사정은 그래도 조금 수월하였다. 내리던 눈과 바람은 멈추었고 길도 차선도 보여 조금씩 차의 속도를 내면서 하산을 시작 했다.

이미 점심시간은 지나 모두 배는 고프지만 워낙 대관령을 넘는데 긴장을 해서 하산하는데 차의 속도가 조금씩 붙으니 모두 여유로워 졌다.

그런데 갑자기 핸들이 통제권에서 벗어나 마음대로 움직이며 차가 의도와 다르게 길 옆 절벽쪽으로 밀려 가는 것이었다. 온몸에 전율이 오면서 사고는 이렇게 발생하는구나 하면서 순간적으로 아무런 생각도 없고 내가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그 순간 손은 기어를 저단으로 변경하여 엔진브레이크를 걸고 동시에 사이드브레이크를 당기고 있었다.  그래도 차는 밀려서 절벽쪽으로 가다가 절벽옆의 안전가이드 앞에 돌풀부에 걸려서 멍추었다.  집사람도 차가 밀린것을 느꼈는지 좀 쉬었다가 가자며 휴식을 권한다. 나는 잠시 차 상태 좀 보고 하고는 하차하였으나 다리가 후들거려 서 있기도 힘들정도 였다. 잠시 다리 운동을 한후 차를 둘러 보았으나 차는 부딪히지 않고 안전하게 주차되었다. 차 안에서 보기에는 절벽의 안전 가이드 옆에 겨우 멈춘듯 하였으나 내려서 둘러 보니 그래도 여유 있게 주차되었다.

차 안에서 보기에는 도로가 별일 없이 안전한 듯 하였으나 내려서 보니 도로는 살어음이 덮혀 걷기도 힘든 상태 였고 그걸 모르고 빨리 간다고 속도를 내었으니 곡선 구간에서 당연히 차가 밀린 것이었다.

다시 출발 하려고 하였으나  핸들이 통제 안되던 순간이 눈앞에 아른 거려 피곤하니 잠시 쉬었다 가자하고  운전석을 눞히고 잠시 눈을 감았다.  집사람과 아이들도 피곤하였는지 나를 걱정해서 인지 투정도 부리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잠깐 눈을 감았다 떳는데 시간은 한시간을 지나고 떨림도 잦아들어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 다시 출발 하였다. 이후에는 최대한 차가 멈추지 않을 정도로 느리게 그리고 좌우를 살피면서 천천히 내려왔다.

대관령을 넘어와 첫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려 진입하니 직원이 나와서 하는 말이 여기 주유소는 기름이 없다고 다른 주유소를 가보라는 하고 이렇게 몇개 주유소를 거쳐 겨우 주유를 할 수 있었다. 대관령을 넘어온 다른 차들도 다 상황이 비슷한 듯 하다.

근처 식당에서 점심겸 저녁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았으나 문이 닫히거나 음식재로가 떨어져서 영업을 못한다 하여 거절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식당을 찾아 방황하다가 마침 문이 열린 점방과 식당을 겸하는 조그마한 가게가 있어 무조건 들어가니 이미 대기하고 있는 손님들이 있고 사장님은 더이상 재료가 없다며 미안하다는 말만 하고 있었다 매대를 보니 진열된 상품도 없고 딱딱한 과자만 몇개 남아 있어 어쩔수 없이 딱딱한 과자라도 사서 차로 돌아와  애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배고파도 참아라 어쩔수 없다고 설명하자 이해한 아이들은 배고파도 참을 수 있다고 얼른 집으로 가자고 한다. 조심조심 원주까지 와서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안양에 와서 늦은 저녁을 먹고 집에 도착하니 9시가 넘었다. 장장 28시간만에 다시 귀가 한 것이다.

이후에는 연말이면 일출보러 여행가자는 말만 해도 집사람은 질겁을 하고 애들도 거절한다.

내가 생각해도 잠 어이없는 일출여행이고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여행이었다.

이후에도  친구들과 몇번 여행을 같이 갔으나 중간에 위치확인을 위한 통화는 무슨 말을 해도 안믿고 그냥 잘 오고 있구나 생각한다. 요즘에 그런일이 있다면  네비를 사진찍어 보내라 하던가 카톡의 내위치를 캡쳐해서 보내라고 하지만 당시에 문명의 혜택을 보지 못한 것이 추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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