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통해 타자와 이어지는 것은 항상 가슴 벅찬 일입니다. 독서의 본질은 '만남'이니까요. 그래서 독서는 마치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행위와 같습니다. 그것은 타자에게 손을 뻗어 그의 존재를 확인하는 행위, 타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를 통해 나의 존재를 증명받는 것과 닮아 있습니다. 나의 외연을 확장해나가는 것, '나'라는 범위를 넘어선 저편의 것을 계속해서 갈구하는 것이 독서의 의미이자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몇 안 되는 책을 읽어왔지만, 그렇게 혼자서 열심히 책을 읽었던 이유는 일관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타자에 대한 갈구, 세상을 향한 갈구였습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저편의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작은 노력이었고, 끝없는 무지의 불안에 대한 응답이었으며,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의 해답을 찾는 행위였습니다. 그러므로 독서란 사르트르가 말했듯이, 세계와 타자를 향한 계속적인 요청이고 그 요청을 기꺼이 섬기는 행위이겠지요. 평소에 독서를 즐겨하시는 분들이라면 저의 이런 의견에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그러한 믿음이 조금 흐려지긴 했지만, 독서는 결국 우리를 한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행위라고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읽으며 조금이라도 밝은 미래를 그리고 또 그 방향으로 나아갈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