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가장 더운 자리는 어디일까? 대표 자리도 아니고, 신입 자리도 아니다. 중간 자리다. 위에서 열받고, 아래에서 열받아서 늘 38도니까. 하지만 사실은 그 자리가 축복된 자리다. 사람을 살리는 자리니까.)
그렇다면 조직의 위기는 언제일까? 돈이 없을 때일까? 사람이 부족할 때일까? 아니다. 조직은 '말'이 막힐 때가 가장 위험하다. 위로 진실이 전달되지 않고, 옆으로 협력이 끊기며, 아래로 존중이 사라진 조직을 생각해 보라. 겉은 멀쩡해 보여도 속은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시체와 같다. 상사는 질문 대신 눈치를 주고, 동료는 협력 대신 계산하고, 후배는 의견 대신 침묵한다. 회의실에 사람이 가득하지만, 정작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 이것이 바로 직장인들이 겪는 가장 처절한 고립이다. 따라서 조직에는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1. 중간에 섰던 사람, 모세
모세는 늘 중간에 섰던 사람이었다.
"내가 여호와와 너희 중간에 서서 여호와의 말씀을 너희에게 전하였노라." (신명기 5:5b)
그는 대단한 웅변가가 아니었다. 실수가 잦았고, 때로는 화를 참지 못했다. 백성의 원망에 지쳐 '왜 나입니까?'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한 자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신과 백성의 '중간에 서는 자리'였다. 위로는 신의 엄중한 뜻을 받들고, 아래로는 원망과 불평을 쏟아내는 백성들을 가슴에 품었다. 그는 '벽'이 아니라 '다리'였다.
신은 이스라엘을 구원하는데 가장 똑똑한 리더를 찾은 것이 아니었다. 끊어질 듯한 사이를 끝까지 이어 줄 한 사람을 찾은 것이었다.
2. 당신이 서 있는 자리가 '성소'다
당신은 종종 '일 따로, 믿음 따로'라고 생각한다. 아니다. 당신이 매일 출근하여 서 있는 자리가 바로 당신의 성소다. 회의실이 예배당이고, 보고서가 제물이며, 관계가 사역이다. 완벽해지려 애쓰지 말라.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지도 말라. 대신 '흐름'과 '공기'를 살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단하라.
•당신의 정직한 한마디가 회의실 온도를 바꾼다.
•당신의 따뜻한 표정 하나가 동료의 하루를 바꾼다.
•당신이 침묵 대신 건넨 짧은 격려가 누군가의 퇴사를 막는다.
위(上)로는, 보고서를 미화하지 않는 정직함을 가지라. 불편하더라고 사실을 전달하는 용기, 그 정직함이 조직을 살린다. 옆(傍)으로는, '그건 네 일이지'라는 냉소 대신, '같이 해보자'라는 한 마디를 선택하라. 책임을 나누는 순간 경쟁은 동지가 된다. 아래(下)로는, 지시 대신 설명을, 압박 대신 경청을, 성과 대신 존중의 언어를 선택하라. 사람은 통제될 때는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존중받을 때 성과를 낸다.
조직을 살리는 것은 시스템이 아니다. 사람 사이의 공기를 지켜내는 당신의 자리다. 거기에서 당신이 벽이 아니라 다리가 될 때, 당신의 조직은 다시 편안하게 숨쉬기 시작한다. 오늘, 당신이 머무는 곳마다 막힌 담이 허물어지고, 소통의 강물이 흐르기를 바란다.
(사람 사이의 공기와 흐름을 지켜내어, 막힌 담을 허물고 소통의 강물이 될 수 있도록, 진중함과 은혜와 건강을 덧입혀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