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 원리 바로 보기, 어떻게 효과와 부작용을 나타내나?
약은 어떻게 작용하나
약은 화학적 작용을 통해 생체 기능에 변화를 일으킨다.
약으로 판매되는 물질은 보통 분자량이 100~1000 사이의 유기화합물로, 약산이거나 약염기성의 특성을 가진다. 약물은 생체 내의 분자들과 상호작용하며 작용을 나타낸다.
수용체란 세포 또는 조직의 구성 성분으로, 약물 효과를 발현시키는 데 필요한 반응을 수행하는 구조이다.
수용체는 약물의 용량과 선택성에 따라 조절되며, 특정 수용체에 결합한 약물은 효능을 활성화하거나 반대 작용을 일으킨다.
모든 약물은 신체에 작용을 나타내며, 이를 설명하는 것이 약동학(Pharmacokinetics)이다.
약동학은 약물에 대한 “몸의 반응”, 즉 약물이 체내에서 어떻게 흡수되고, 분포되며, 대사 되고, 배출되는지를 다루며, 이는 약물의 투여 경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한편, 약력학(Pharmacodynamics)은 몸에 대한 “약물의 작용”, 즉 약물이 어떻게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설명하는 학문이다. 약력학적 특성에 따라 우리는 약을 분류하고, 특정 질환의 치료제로서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 대부분의 약물은 몸의 수용체와 결합하여 복합체를 형성, 최종적으로 효과기를 통해 작용을 발휘한다.
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약물 반응을 연구하는 ‘약리유전체학(Pharmacogenomics)’이 중요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약리학적 반응을 조절하는 유전자의 조작이 가능해지면서, RNA를 이용해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거나,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약물들도 개발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은 특정 단백질만을 표적으로 하는 선택적 단클론항체 생산기술이 발전하면서, 거대분자 치료제도 빠르게 증가해 현재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효과가 판명되기까지
사람에게 약을 적용하기 전, 동물 실험과 독성 시험을 마치는 데는 4~6년이 소요된다.
이후, 정말 효과가 있는지, 필요한 약인지를 검증하기 위해 임상시험이 진행된다.
신약은 잘 계획된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되며, 이 과정에는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기초 과학자, 임상약리학자, 임상 전문가, 통계학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하여 시험을 설계하고 수행한다.
이때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대조 임상시험을 근거로 해야 한다.
신약 후보 물질이 발굴되어 독성 시험을 통과한 후, 최종적으로는 3상 임상시험에서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수행한다.
이 시험에서는 임상적 종말점(clinical endpoint)을 설정하고, 충분한 수의 환자 표본을 확보한 뒤, 시험 약물과 위약(가짜약, placebo)을 각각 피험자와 연구자가 모두 모르는 상태(이중 눈가림)로 배정한다.
이는 약물 효과 외에도 위약 효과(플라세보 효과), 질병의 자연 경과 등으로 인한 오차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편향(bias)을 최소화해 결과의 신뢰도와 타당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도출된 결과가 외부 요인의 영향 없이 실험 자체에 충실하게 나타났다면, 그 결과는 참값(true value)에 근접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반대로, 임상시험 결과와 실제 사용 결과가 배치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약을 복용하는 개인은 임상시험 환경과 다른 생활 습관, 식습관, 유전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에서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더라도, 실제에서는 동일하지 않을 수 있다.
안전성이 밝혀지기까지
약의 작용을 생각할 때, 인체 내 수많은 수용체와 약물이 동시에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의도한 작용 외에도 다양한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약물은 특정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지만, 이와 함께 부작용이나 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약물 탐색 과정에서 약리학적 특성을 분석할 때 독성이 발견되기도 하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이전에는 잠재적인 위험성을 다시 검토한다.
이때 독성 자료 수집을 위해 주로 동물 실험이 사용되며, 독성의 정량적 수치가 산출된다. 이 수치는 사람에게 투여할 최초 용량 결정의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독성에 대한 검토는 지속된다.
약이 판매된 이후에는 4상(Post-Marketing Surveillance) 단계에서 신약의 안전성 감시가 이루어진다.
이때,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보고하는 부작용 보고서가 매우 중요하다. 많은 경우 중요한 약물 부작용은 1만 명당 1명 이하의 빈도로 발생하며, 장기간 복용했을 때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통제된 환경에서 시행된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실제 사용 과정에서 발현될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4상 시험의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다수의 환자들이 실제로 신약을 사용하고 있는 동안에도 지속적으로 약물의 안전성이 감시된다.
결국, 약을 복용한다는 행위 자체가 현실 속의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안전하다고 밝혀진 약도 사용 후 부작용이 나타나 판매가 중단되기도 한다.
약의 부작용은 " 전혀 없다 "라고 증명될 수 없다.
약의 부작용은 우리가 아직 모르는 상태라고 설명하는 것이 옳은 서술이다. 즉, 아직 부작용이 " 발현되지 않은 상태인 경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