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을 이해하는 법
구스타프 쿠친스키는 독일의 약리학자로, 수용체 이론의 발전에 기여했으며 아드레날린 유도체를 합성한 인물이다.
그는 “부작용이 없다고 주장되는 약물은 주효가 없는 것으로 강력히 의심됩니다”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수용체 이론에 기반하여 선택적 약물의 약리학적 연구를 수행한 학자로서,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의 특성을 잘 설명해 준다.
우리는 특정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며 약물을 개발하고, 적응증에 따라 이를 사용하지만, 실제로 정확한 효과만을 얻기는 어렵다.
이는 우리 몸에 다양한 수용체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약물이 기대한 목적 외에도 부가적인 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 복용한 약물이 졸음을 유발하는 것은, 해당 약물이 작용하는 수용체가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작용(Side effect)이란, 약물이 다양한 수용체에 작용함으로써 의도하지 않게 나타나는 여러 반응을 의미한다.
약물 사용과 관련하여 '약화 사고'라는 용어는, 약물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모든 손상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이 용어에는 약을 복용한 후 발생하는 약물 이상반응이나 이상 사례뿐만 아니라, 약물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약품 사용 과오까지 포함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약을 먹고 난 뒤 생기는 증상'은 보통 '약물 이상반응'이라고 부른다.
약물 이상반응으로 판단되기 위해서는 해당 증상이 약물과의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근거는 일반적으로 약을 복용한 후 일정한 시간 내에 증상이 발생하거나, 동일한 약을 다시 복용했을 때 같은 부작용이 반복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 특정 항생제를 복용한 직후 호흡 곤란이나 발진 같은 피부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해당 약을 기억하게 된다. 만약 이후에 실수로 같은 약을 다시 복용했고, 동일한 증상이 재발했다면, 이는 명확한 항생제 부작용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되기도 한다.
어떤 약에서 여러 명의 환자가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보고가 반복되면, 해당 약이 특정한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이에 따라 그 약을 복용했을 때 위험할 수 있는 환자는 복용을 피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부작용이 항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약물 복용과 부작용 발생 간의 시간적 선후관계가 불분명하거나, 의심되는 약을 다시 복용시켜 부작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도 있기 때문이다.
임상시험 중에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한 약으로 간주되었지만, 실제 시판 후에 심각한 부작용이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염진통제인 ‘바이옥스’다. 이 약은 위장관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널리 사용되었으나, 사용 18개월 후 심장 독성이 보고되면서 결국 판매가 중단되었다. 어제까지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약제가 다음 날 갑자기 중단되는 상황은 환자들에게 큰 불안감을 초래했을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의 역사도 이와 유사하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류마티스 환자의 증상 완화를 위해 널리 사용되었지만, 장기 복용 시 다양한 대사 부작용, 감염, 골다공증, 정신계 이상 반응 등이 밝혀지면서 현재는 단기 관해 유도 치료제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확률의 문제’는, 결국 개인의 입장에서는 해당 부작용이 발생하면 그 확률이 100%가 되는 것이다. 100만 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드문 부작용이라 하더라도, 그 1명이 내가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또한 ‘부작용이 없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많은 약물 사용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부작용이 없다는 것은 단지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인 경우가 많다.
급성 알레르기 반응처럼 약의 용량과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존재하며, 약물 사용 경험이 축적될수록 새로운 부작용이 밝혀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