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받는 단골질문,
밥 먹고 먹어야 하나요?

식사와 약, 약 먹을 때 헷갈린다면

by 약잘약국



음식과 함께 약을 복용하면, 약 복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화불량, 가슴 쓰림, 심지어 궤양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 약을 음식과 같이 먹는다는 것은, 약이 천천히 흡수되어 원하는 작용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이는 약물의 혈중 농도도 서서히 상승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경우, 약이 체내에 완전히 흡수되는 양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식후 30분을 기다리지 않고도 약을 복용해도 무방하다.

음식과 함께 약을 복용하면, 전체적인 효과의 크기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약효가 나타나는 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약국에서 흔히 처방되는 소염진통제도 이에 해당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음식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약물의 경우이다.

이러한 약은 음식이 흡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복용 방법에 대한 설명이 약품 설명서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 음식에 따른 영향이 임상시험 과정에서 밝혀졌기 때문에 특별히 용법을 정해 설명서에 기재를 한다. NSAID(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일부 항생제(페니실린 계열, 마크로라이드 계열), 당뇨병 치료제 등은 식사와 함께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음식과 함께 복용하기 어렵다면, 복용 시간을 변경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피임약을 활동이 적은 취침 전 시간에 약을 복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음식 섭취와 무관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장기적으로 복약 순응도가 중요한 약물의 경우, 약의 즉각적인 효과보다는 약효의 안정적인 유지가 더 중요하다. 전체 효과의 크기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7년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식후 30분 복용'이라는 관행을 수정하였다. 이 복약 방식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습관이어서 바꾸기 쉽지 않지만, 실제로는 위장장애를 줄이면서도 약효를 유지할 수 있는 비교적 합리적인 복용 방법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는 절대적으로 따라야 할 사항은 아니다.

식후 30분 만을 고집하고, 일부 약물에 대해서만 시간과 식사에 따른 복용 지침이 따로 제시되면, 환자의 복약 일정은 급격히 복잡해진다. 이로 인해 환자는 약 복용에 부담을 느끼게 되고, 약국에서도 조제 과정이 복잡해진다. 이는 결국 처방자, 환자, 조제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합리적인 복용 방법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적절한 지도를 제공하는 것이다. 반드시 식사와 연관되어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경우에는 이를 명확히 지정하거나, 복약 시간을 일정하게 맞춰 복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약을 먹을 때, 식사에 대한 영향에 대해 우리나라 환자들만큼 따지고 궁금해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복약 지침이 식사 시점보다는 복용 횟수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 가능한 약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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