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쓰림에 먹는 약, 무엇을 먹느냐보다 타이밍이 중요해

PPI를 먹는 환자들 주목

by 약잘약국

속 쓰림을 느낄 때 가장 효과적인 약은 PPI라고 불리는 프로톤펌프억제제이다. 위산은 위에서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분비되지만, 과도하게 분비되면 위 점막을 자극해 통증과 속 쓰림을 일으킨다. 이때 PPI는 위벽의 벽세포에 존재하는 위산 분비 펌프를 직접 억제해 위산 생성을 매우 효과적으로 줄인다.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식도역류질환,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등에 널리 사용된다. 오메프라졸, 에소메프라졸, 판토프라졸, 라베프라졸, 란소프라졸 등 이름으로 AZOL이라는 어미의 이름이 대표적인 약이다. 우리나라에서도 PPI는 오랜 기간 위산억제제의 대표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테고프라잔 같은 P-CAB 계열 약물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처방 패턴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궤양 치료나 역류질환에서는 PPI가 가장 많이 쓰인다.


PPI를 복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용 시점이다. 이 약은 체내에 들어올 때는 비활성 상태로 존재한다. 장에서 흡수된 뒤 위벽의 벽세포로 들어가, 산성 환경에서만 활성형으로 변해 ‘작동 중인 활성화 펌프’에 결합한다. 위산 펌프가 가장 활발하게 켜지는 때는 식사 직후이므로, 약을 식전 30~60분에 복용해 미리 흡수시켜두어야 한다. 그래야 식사로 펌프가 활성화될 때 약이 정확히 결합해 효과를 낸다. 만약 식후에 복용하면 펌프가 이미 한 차례 작동을 마친 뒤라 결합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여러 임상 연구에서도 식전 복용 군이 식후 복용 군보다 위산 억제 정도가 크고, 증상 개선 효과도 높다고 보고되었다. 따라서 PPI는 반드시 식전 30~60분에 복용해야 하며, 복용 시점을 지키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복용은 보통 아침 혹은 저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 한 끼 이하로 먹거나 금식 중인 사람은 약을 언제 먹어야 할지 헷갈린다. 식사가 없으면 위산 펌프가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아침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기상 후에는 기저 위산 분비가 서서히 증가하기 때문에, 아침 공복 복용만으로도 어느 정도 펌프 활성 시점을 맞출 수 있다.


만약 하루에 한 끼만 먹는다면, 그 끼니 30~60분 전에 복용하면 된다. 장기 금식 중이라면 PPI 대신 약물 활성화에 자유로운 P-CAB 계열 약물로 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 P-CAB은 위산 분비 펌프의 칼륨 결합 부위에 직접 작용해 식사 타이밍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PPI 중의 하나인 덱실란소프라졸처럼 이중 지연 방출제형의 약도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 가능해, 식사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또, 속 쓰림이 심한 사람은 여러 약을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PPI는 다른 약과 동시에 복용할 때 효과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성분의 제산제는 위의 산도를 갑자기 높여 PPI의 활성화를 방해할 수 있다. PPI는 단독으로 복용하고, 제산제는 증상이 있을 때만 간헐적으로 사용하며 충분히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레보티록신을 복용하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레보티록신은 공복 복용으로 흡수가 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PPI가 위산을 억제하면 갑상선약의 용해와 흡수가 떨어져 혈중 농도가 낮아질 수 있다. 레보티록신은 반드시 공복에 단독으로 복용하고, PPI와는 최소 4시간 이상 간격을 두어야 한다. 그러나 PPI와 레보티록신의 동시 처방은 치료 결과 예측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 특히 주기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약효 보장을 위해서는 환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복용법을 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철분제, 칼슘, 마그네슘, 비스포스포네이트,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 등도 위산도에 따라 흡수가 달라지므로 시간차를 두는 것이 원칙이다. 속 쓰림이라고 모든 약을 한 번에 삼키면 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치료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약물치료와 함께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도 위산 억제제 치료를 하는 환자에게는 중요한 점 중 하나다. 과식이나 야식, 기름진 음식, 초콜릿, 커피, 탄산음료, 흡연, 음주를 피하고, 식후 바로 눕지 않으며, 체중을 줄이고 침대 머리를 약간 높이는 습관이 속 쓰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 시에는 PP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복용 시점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식사 전 30~60분에 복용해 약이 펌프가 켜질 때 작용하도록 맞춰야 한다.

식사를 거를 때는 아침 공복 복용이 가장 안정적이며, 장기 금식자나 불규칙 식사자에게는 다른 약물 변경도 고려해 볼 만하다


약을 잘 먹는다는 것은 단지 약을 복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약이 가장 잘 작용할 수 있는 ‘타이밍과 환경을 지켜주는 것’이다. 약효를 최대화하려면, 주의해야 할 약 위산을 억제제 PPI이다.


Awasthi, A., Chakraborty, P.P., Agrawal, N. et al. Effect of morning versus night-time administration of proton pump inhibitor (pantoprazole) on thyroid function test in levothyroxine-treated primary hypothyroidism: a prospective cross-over study. Thyroid Res 16, 15 (2023). https://doi.org/10.1186/s13044-023-00156-6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바람직한 환자, 질문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