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지대에 버려진 검둥이 모자는 해피엔딩이었어

by 책공장

인쇄소 공장 지대에 버려진 검둥이 모자는 해피엔딩이었어


신간 인쇄감리 때면

고양이 간식을 챙기는데 오늘은 만나지 못했다.

쉽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노랑이 녀석.

서운해 서운해~~ 하며 돌아섰는데

근처 다른 인쇄소에 볼 일이 있어 들렀다가 검둥이 모자를 만났다.



고양이 간식을 주니

겁이 많다는 어미는 멀찍이서 오지 않고

아들내미가 껑충껑충 달려와 맛있게 먹는다.

인쇄소_검둥이모자1_20220318_114445.jpg


더 달라고 다가와 눈으로 조르는 아들내미.

네 덩치에 고양이 간식은 간에 기별도 안 가겠지.

미안해....담엔 간식 한 박스 가져올게.

인쇄소_검둥이모자2_20220318_114545.jpg

한숨이 나왔다.

공장 지대에 버려진 어미 개가 새끼를 낳고 나머지는 죽고....이런 흔한 스토리 ㅠㅜ



아들내미는 인간을 안 무서워하니 입양을 추진해 봐야 하나ㅠㅜ.

인쇄소 사장님께 물으니..


몇 년 전에 어미가 나타나 새끼를 낳고 아들내미 한 녀석만 남아 같이 다닌단다.

여기까지는 뻔한 스토리.


그런데

다른 곳이면 들개 어쩌구 하며 잡혀가고 굶거나 얼어 죽거나 했을텐데

이 곳은 근처 공장 사장님들이 아이들을 다 이뻐하셔서

서로 다투어 밥을 챙기고

차에 아이들 줄 육포를 박스로 갖고 다니는 분이 있고

특히 앞집 사장님은 아이들을 공장 안에서 지내게 하시며 돌보신단다.

겨울에도 아이들을 위해서 공장 온풍기를 켜두신다고.


그때 앞집 사장님이 나타나자 펄떡펄떡 뛰는 검둥이 모자^^


이거 대단한 찐사랑인데^^

고작 몇 시간의 이별이었을텐데 사장님의 얼굴에도 아이들의 얼굴에도 행복이 넘친다.


2년째 새끼를 낳지 않는다는 걸 보니 중성화수술을 해주신 것 같기는 한데

확인을 부탁했다.

안 하셨으면 도와드리려 한다.

사장님과 검둥이네가 지금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야 하니까!

만날 속상한 일들만 듣고 보다가 오랜만에 행복했다.


사람과 개가 마주보며 웃는 모습은 언제봐도 행복하다.


들개 어쩌구하며 유기견을 쉽게 포획해 죽이려는 사람들아.

인간 편하자고 졸속으로 만든 들개라는 개념이 얼마나 형편없고 허술한지 이 아이들을 보라고.

개를 버린 것도 인간이고, 겁 먹은 개들을 보듬어 변화시킨 것도 다정한 인간이라고.

작가의 이전글전쟁시 여자의 몸은 전쟁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