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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형의 인간이 지구에 남아있어서 안심이다

by 책공장

이런 유형의 인간이 지구에 남아있어서 안심이다


습한 날에는 지렁이들이 마당 흙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와 꾸물꾸물 골목으로 향한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저러다 말라죽거나 뭐에든 눌려 죽겠다 싶어서

쓰레받기를 찾는데

조카가 꿈틀대는 지렁이를 맨손으로 잡더니 흙마당으로 돌려보낸다.


하긴 어릴 때도

"꼬모, 새끼 지렁이야. 이쁘지?" 하던 녀석.


<장애견 모리> 작가님도 땅바닥에서 말라 죽어가는 지렁이를 외면하지 못하고

집어서 흙으로 옮기느라 학교에 지각하기 일쑤였다고 썼다.


이런 유형의 인간들이 지구에 남아있어서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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