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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씨, 훨훨 나는 모습을 보여줘

by 책공장

멍하게 걷다가 멈칫 했다.

뭐지?


뒤로 몇 걸음을 옮겼다.

쓰레기통 옆에 뭔가 있었던 거 같은데..



비둘기였다.

아직 어려 보였고 깃털이 많이 오염돼서 처음엔 무슨 새인지도 몰랐다.

죽었나?

가까이 가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비둘기_서울야생동물구조센터1_한국조류보호협회_20220728_112312.jpg
비둘기_서울야생동물구조센터2_한국조류보호협회_20220728_113044.jpg

그냥 두면 죽을 것 같아서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전화.

담당자가 외근중이니 구청 공원녹지과로 연락하면 더 빨리 이동해 준다길래

구청에 전화하니 데리러 온단다.


비둘기 고개가 자꾸 떨어지고 위험해 보여서

아는 분께 연락하니 박스에 수건 깔아서 넣어주면 좋다는데

가게 간 사이에 어찌 될까봐 꼼짝을 못했다.



지나가는 사람 중에 관심 보이는 사람 있으면 잠시 맡기고

박스랑 수건이랑 물이랑 사오고 싶은데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하긴 나도 모르고 지나쳤으니까.ㅠㅜ


비둘기_서울야생동물구조센터3_한국조류보호협회_20220728_114016.jpg


다행히 30분 정도 기다리니


구청에서 나와서

가게로 달려가 박스에 수건 깔아서 보냈다.


근데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아니라

우리 구는 한국조류보호협회로 간단다.


이건 또 뭐야...믿을만한 곳인지 여기저기 전화 막 돌림.

조류보호협회는 구조센터 유관 기관 리스트에도 없던데..

이럴 때는 의심병이 꿈틀꿈틀.

우리나라 행정부가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잘 알거든. .


다행히 조류보호협회와 어제오늘 통화했는데

비둘기는 많이 좋아졌단다.

그런데 워낙 상태가 안 좋았어서 방사는 다음 주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다행이다.


구조된 곳에 방사할 가능성이 높다니

비둘기씨, 다음에 만날 때는 훨훨 나는 모습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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