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닐 때는 불편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당연했다.
비지니스를 하면서 불편함을 감수해도 여러가지 보상이 따라오니까 말이다.
그런데 은퇴를 하고 나서는 불편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렇게 불편한 사람을 만나고 있지라는 회의감이 든다.
요즘 나에게 불편한 사람은 이런 사람들이다.
첫째, 세상을 비관적으로만 보는 사람. 그런데 그 사람들은 자신이 할 일은 없다고 느낀다.
이런 사람들은 세상에 대한 의욕이 없다.
둘째,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
자기가 만들어 내는 아웃풋들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퀄리티는 고사하고, 데드라인과 형식도 제대로 못 지켜낸다.
그걸 쉽게 무시한다. 잘 났다고 생각해서일까?
이런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말이 많다.
셋째, 자신의 입장만 억울하다고 그걸 어필하는 사람.
힘든 건 이해해줄 수도 있을 거 같기는 한데, 그걸 왜 내가 장시간 듣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주지 못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관계라는 것을 모른다.
은퇴 전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내가 그 때는 참을성이 있었던 거였고
지금은 참을 성이 없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은퇴하고 나니 내 주변의 사람들이
더욱 나이와 함께 시야각이 좁아지면서이런 사람들이 많아져서 일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젊었을 때도 약간 이건 기질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더욱 고립되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믿게 되면서
좀 더 이상하게 발현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여간 겁이 난다.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 데, 이렇게 몸이 굳듯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굳어가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난다.
젊은 시절에는 아무 것도 안해도 그냥 그 자체로 유연했었는데,
이제는 매일 스트레칭이던 요가던 뭐던 해야
경직된 몸을 아프지 않을 정도 유지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그럼 결국은 이것도 체력일까?
정신적인 체력. 여유가 없는 걸까?
더 많이 노력을 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듣고, 세상을 느끼고,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정신적인 근력이 약해지지 않게 해야겠다.
뭐 이 나이에 위대한 무엇이 되려 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불편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정도의 맹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
나이를 제대로 먹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