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이건 연초에 영어, 운동과 마찬가지로 식상한 연초 목표이기도 하다.
난 원래 연초에 목표라는 것을 세우지 않는 사람이다.
현재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삶이어서 그랬는지,
목표를 세워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던 건지,
아님, 게으른 건지.. 뭐든.. 나는 그렇게 의사결정을 하고 평생을 살았다.
그런데 올해는 좀 느낌이 달랐다.
뭔가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자동차가 더 이상 이 상태로는 달릴 수 없다는 느낌이랄까?
이제 그 자동차를 튜닝을 좀 해야하는 시기라는 자각이..
엔진도 삐거덕 거리고, 내부 각종 부품들도 남보기 흉하게 닳고,
겉표면은 세차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뭔가 윤기를 잃은 듯한 느낌도 들고.
이대로는 레이싱은 커녕 슬렁슬렁 드라이브도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그리고 무엇보다 고장 난 자동차를 끌고 다니면서, 이쁘지 않은 소리를 내는 선배들의 모습도 밟히던 때.
올 초 어느 커뮤니티의 신년회에 참석을 했다.
거기서 자동차 연식과 상관없이 여전히 반짝반짝한 자태를 뽐내는 분을 발견했다.
처음 본 분도 아닌데,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날따라 갑자기 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삐거덕 거리는 선배들과 이 분의 차이는 무엇일까?
거기에는 결정적으로 읽고, 쓰고, 그걸 사람들과 나누는 행위가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것을 깨달게 되었다.
그래서 갑자기 이대로 살 수는 없다는 각오가 생겼다.
내 낡은 자동차를 강력하게 튜닝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책을 읽자. 그리고 그걸 나름대로 정리하자.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던 나누자..
이걸 취미 정도 수준이 아니라, 당분가는 일처럼 하자..
그래야 근 60년간 쓴 자동차를 튜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몇 년을 더 살지 모르겠지만,
그 남은 시간을 잘 살기 위해서는
그 동안의 경험이라는 인풋만으로 살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인풋을 좀 많은 양으로 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야마구치슈의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라는 책에 보면
지능을 두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유동성 지능'은 빠른 분석이나, 창의적 발상을 하는 것이고
"결정성 지능'은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을 조합하거나
복잡한 개념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유동성 지능은 40대가 최정점이지만,
결정성 지능은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젊은 사람들을 원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그래서 나이들면 물러나야 한다.
그건 유동성 지능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느끼는 건 내가 점점 더 똑똑해진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
이 결정성 지능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들면서 발전시켜야 하는 분야가 달라진다.
그리고 기여해야 하는 부분이 달라진다.
뛰는 능력을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해야 곱게 늙을 수 있고,
그러나 지원해주고, 인사이트를 주는 능력은
노력하면 계속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야
품격이 올라간다.
이 둘의 차이를 잘 구별하는 것이
나이듦의 품격을 가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인풋으로 독서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
그래서 올해 목표가 생겼다.
한 몇년은 일처럼 책을 읽고, 정리하고, 나누는 일을 해야겠다는.
야무진 다짐을..
5년 후에 다른 사람으로의 나를 만들어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