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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의 와인 페어링

‘구르메 레브쿠헨’ 주인장 나카가와 히데코

by 디디온

연희동 ‘구르메 레브쿠헨’에서 요리를 가르치는 일본여자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春 : 와인 편》에는 생활의 향기가 스며 있다. 열아홉에 첫 술로 독일 와인 리슬링 아우스레제(Riesling Auslese)를 만난 이후 술과 사랑에 빠졌다. 스페인, 동독과 서독, 프랑스에서 살며 스페인 와인, 프랑스 이탈리아 와인, 미국 와인을 모두 섭렵한 히데코. 먹고 싶은 와인을 손에 넣은 날에는 ‘오늘 안주는 뭘로 할까’ 하는 즐거운 고민을 하는 히데코에게 와인은 ‘늘 함께한 친구 같은 존재’이다. 와인의 매력은 요리를 돋보이게 해 준다고 말한다.


히데코의 말에 따르면 ‘특별한 날 와인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와인을 마시는 날이 특별한 날이다’. 《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春 : 와인 편》에는 와인을 마시는 날이 ‘특별’한 날로 만드는 와인 페어링 노트이다. 히테코가 제안하는 와인 페어링은 요란하지 않고 편안하다.


개성을 담은 히데코만의 와인 페어링은 이렇다. 버섯 리소토와 체레토 바롤로. 체레토 바롤로에 대한 소개에는 작가 무라카미 류의 “체레토 바롤로의 향기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달리 찾을 수 없었다”는 구절이 있다. 사과조림을 곁들인 우유 그라나타에는 ‘신의 물방울’에 소개된 ‘샤토 도피네 롱디용’이 페어. ‘라타투이 바게트 샌드위치의 페어는 베리 브라더스 & 러드, 프로방스 로제.


와인 페어링에 대한 그녀만의 깨알 같은 팁도 독자에게 살짝 공개한다. 요리 재료와 와인 색깔 맞추기, 마시고 싶은 와인을 요리에 사용하기. 또 와인 안주는 심플해야 한다고, 맛의 요소가 복잡하지 않아야 와인의 풍미와 잘 맞는다고 알려준다.


지나치게 연출한 티가 나서 요리책을 가까이하지 않았는데, 히데코의 요리책은 요리를 사랑하고 즐기는 분위기가 책 곳곳에 묻어나 좋았다. 책의 디자인도 편안하면서 좋았다.


다가올 여름에는《히데코의 사계절 술안주 夏 : 맥주 편》에 나오는 맥주 드 가르 트리펠, 소라치 에이스, 더키 배스터드, 브루윈 다윗을 한번 마셔보고 싶다. 맥주 안주로 소개된 타타키 오이, 여름 채소 카레가루 볶음은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아 한번 만들어 그녀가 제안한 맥주와 더불어 맛보고 싶다. 새로운 맥주를 만난다는 설렘에 불같은 여름더위도 모두 잊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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