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기

by 전지적 아아

독립할 때 청소기를 샀다. 청소를 열심히 할 것이라는 부푼 희망으로. 지금은 물티슈로 방바닥을 닦으며 살고 있다. 청소기를 돌리고 나면 청소기를 청소하는 것이 상당히 번거로웠다. 빨아들인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해체하고, 필터를 닦고, 말리고, 다시 조립을 해야 하는 과정을 하다 보면, 차라리 빗자루 들고 쓰는 것이랑 노동력 투입 관점에서 크게 나아보이지 않았다. 외려 더 번거롭게 느껴졌다. 기계화가 되어도 번거로운 것이 준다는 것은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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