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이다. 들어가기 전에는 분명 참 소중하게 어디 모셔놓는 느낌이었는데, 들어가기만 하면 자꾸 잊어버린다. 이제는 핀이 달라져서 쓰지도 못하는 배터리, 다 먹지 못한 감기약, 해외를 나가지 않아서 이제는 쓸모를 다한 여권, 옛날 여자친구 사진까지. 프링글스 같이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이 과거의 그때로 돌아간다. 서랍을 닫고 나면 몰려오는 공허함은 서랍을 연 시간이 길수록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나는 또 과거를 허우적거리다 현실을 외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