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by 전지적 아아

딸깍. 주광색의 백열전구 빛이 들어온다. 분명 5살 이후로는 쓰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부엌에 달린 백열전구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태어나자마자 본 존재를 부모라고 각인하는 새 같다. 엄마는 동생이 세상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산부인과를 갔고, 백열전구 아래에는 아빠가 있다. 불 위 냄비에는 안성탕면보다 더 비싼 신라면 두 개가 끓고 있다. 백열전구 아래 라면은 따뜻하게 끓고 있다. 어쩌면 따뜻한 무심함은 이때 나에게 생겼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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