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기

by 전지적 아아

집에 너무 많다. 어디 뒀는지 까먹은 충전기들이 가끔 나오면 그 충전기를 썼던 기기를 찾고 싶다. 기기를 찾고 싶다기보다 그때의 나를 찾고 싶겠지. 기기를 살 때마다 따라온 이 녀석을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버리기에는 아깝다. 안 버리기에는 애물단지다. 주저하다가 쓰지 않는 충전기만 잔뜩 쌓여 한 번에 버린다. 나중에 쓰려고 콘센트에 꽂아봐도 작동이 안 되는 것이 더 많다. 내 삶의 미련 같은 모습을 보여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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