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사기당한 이야기 2
전 편을 보고 오면 알겠지만, 10000불 중에 일단 5000불은 받게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받은 게 어딘가 싶었다. 그러고 계속 연락을 했는데 매일매일 연락을 해도 역시나 돈이 없다는 말과 함께 3일 뒤에 입금하겠다. 그렇게 하고 3일 뒤에 또 연락하면 돈이 수중에 없어서 다음 주 월요일에는 꼭 주겠다. 이런 식으로 2주가량을 또 미뤘다. 5000불 이도 큰돈이기 때문에 우리는 속이 탔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하는 스트레스가 계속 있었다. 이때는 아직 집도 계약을 하지 않아서 돈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고 생각하니 더 마음이 안 좋았다.
그러던 찰나에 남은 돈 5000불을 수표로 주겠다고 했다. 웬 수표?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찾아보니까 거래대금을 수표로 하기도 하는데, 이 거래방식은 옛날에 사용했지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호주의 환전사기가 엄청 핫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이 수표를 이용한 거래 때문이라고 들어서 더 불안했다.
잠시 여기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호주에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로 온 사람들이 한국에 돈을 송금하기 위해서 은행 수수료 보다 더 싼 개인 거래를 알아보게 된다. 은행 수수료가 5프로라고 하면 개인 거래를 하면 여기보다 훨씬 저렴한 수수료로 한국에 돈을 입금해 준다고 해서 많은 돈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은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덥석 보내는 경우가 있다.
호주 은행에서 예금 계좌를 개설하면 백지수표가 들어있는 수표책을 준다. 예금주 본인이 백지수표에 금액을 적고 서명을 날인하는 것만으로 수표를 발행할 수 있고, 이렇게 발행한 수표를 ATM기계나 스마트폰 어플로 입력하면 다른 사람 계좌로 입금도 할 수 있다. 특히나 수표로 돈을 보낼 때 출금계좌에 돈이 없더라도 입금계좌에 해당 금액만큼 입금이 된 것으로 표시가 된다. 2-3일 후에 출금 계좌 잔고가 부족하면 입금 취소표시가 뜨면서 취소되는데 이런 시스템을 잘 모를 경우에 최초 입금 표시만 보고 실제 돈이 입금 완료된 것으로 착각한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500만 원을 한국에 입금하려고 문의를 하면 거기서 환율에 맞는 호주돈을 수표를 먼저 준다. 그래서 그 수표를 입금해 보면 입금이 되었다고 뜨니까 그 사람한테 한국돈을 입금하게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고 며칠 뒤에 그 사람의 호주 계좌에 돈이 없으면 입금된 돈이 실제로 내 통장에 들어있진 않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사기를 쳐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많이 당했다고 했다.
출처 : 호주 톱 디지털 뉴스(TOP Digital News in Australia)(http://www.topdigital.com.au)
특히나 우리가 거래하는 날이 금요일인데 토요일에는 수표를 확인할 길이 없어서 적어도 다음 주 수요일 되어야지 우리가 돈을 제대로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러한 것들을 보고 나니까 더 수표로 받기 싫었는데 남편은 일단 받자고 했다. 그러고 다음 주 수요일이 되었는데 역시나 돈이 안 들어와 있었고, 무엇보다 우리 돈 5000불이 더 빠져나간 것이었다. 와..... 순식간에 10000불이 또 사라졌다.
진짜 스트레스..
일단 이건 또 왜 그런지 은행에 문의해 보니, 은행은 돈이 입금이 되면 그 돈으로 자신들도 자산을 불리기 위해서 블라블라.. 어찌 됐건 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은 며칠 뒤에 다시 들어온다고 했고, 그 수표는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사람의 통장에 돈이 없는 것인지 어쨌든 5000불이 들어오지 않았고, 다시 그 사람한테 연락해서 말하니 이상하네 하면서 일단 3000불을 먼저 주었다.
그래서 어찌 됐건 2000불만 받으면 되었다.
1달은 차를 기다리고 돈을 받는데만 1달이 넘게 걸리고 있으니...
그래도 꾸역꾸역 받고 있으니 다행인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의 폰으로 다른 사람이 전화가 와서 그 거래한 사람의 이름을 거론하며 자기도 사기를 당한 것 같은데 조언을 구하는 것이었다. 그 사기꾼은 우리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여러 사람한테 물밑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일단 우리 케이스를 말해주고 정보들을 말해주었다. 아직 우리도 2000불을 못 받아서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고, 그 사람도 그렇게 해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1000불을 또 받았고 마지막 남은 1000불을 가지고 3주 넘게 씨름하고 있다. 얼마 전에 또 연락하니까 할머니 핑계를 대며 한국에 갔다고 하는 것을 보고 하.. 얼마나 기가 차던지
차일피일 미루긴 하지만 돈을 찔끔찔끔씩 받기는 받았다. 그런데 마지막 1000불을 받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무튼 조금 더 기다려보고 한인 커뮤니티나 관련 글을 올릴 생각이다. 해외 사는 한국인들이 나쁜 건 아니지만 가끔씩 가다가 진짜 이상한 사람들도 있으니 큰돈을 거래할 때는 정말 주의 깊게 해야 하는 것을 다시 한번 더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