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사기당한 이야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말은 한 번씩 들어봤을 것 같다. 타국에서 한국인을 조심하라라고. 굉장히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경험으로 겪게 된 것도 있어서 적어보려고 한다.
호주에 살게 되면 기본적으로 주거비용과 렌터카 비용이 상당히 많이 지출된다. 지출에 한 70프로를 차지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주거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어서 차를 렌트하는 비용은 줄이고자 중고차 한 대를 사려고 알아보고 있었다. 나도 한국에서 내 차가 있어서 차를 2년 정도 몰았는데 한국과 호주의 운전 방향이 반대기도 하고, 호주의 중고차 시스템은 나는 한 개도 몰라서 남편이 전적으로 알아보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의 예산에 맞는 차량을 찾고 딜러에게 연락해서 중고차를 구매하려고 했다. 그 딜러가 한국인 딜러였고, 이미 알아본 바로는 몇십대의 차를 판 전적이 있다고 해서 믿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내가 한국에서 중고차를 샀을 때는 엔카, 케이카 등에서 검색해 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직접 가서 보고 바로 구매하는 그런 과정이었는데, 여기는 좀 신기하게 먼저 내가 원하는 모델, 가격, 연식, 키로수 같은 것을 말하면 딜러가 조건들에 부합하는 것들을 찾아서 픽업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는 우리가 산 방식은 그렇다. 그래서 그분한테 연락을 한 뒤에 며칠 지나자 이 정도 되는 모델이 있는데 괜찮냐고 물어봐서 괜찮냐고 했고, 그러면 자기가 계약금을 걸어야 되니까 돈을 처음에 달라고 해서 5000불을 달라고 했다. 계약금을 주고, 조금 있다가 자기가 먼저 이차를 선점해야 되는데 수중에 돈이 없으니 5000불을 더 입금해 달라고 했다. 그러고 일주일 뒤면 차를 준다고 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그때까지만 해도 일주일 뒤면 우리 차가 생긴다는 생각으로 돈을 주게 되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예전에 내가 인터넷 사기를 한번 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일주일 뒤에 물건을 배송해 주겠다고 하고 실제로 일주일 뒤가 되었더니 연락두절된 케이스가 있어서 뭔가 마음이 조마조마 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남편한테 말하니 남편이 그때부터 매일 딜러한테 연락을 했다. 그렇게 매일 연락을 했는데 약속한 일주일이 다되어 가는데 차가 아직 다른 지역에 있다는 것이다. 여러 이유들을 나열하면서 그 차는 안될 것 같으니 비슷한 조건의 다른 차가 있는데 그 차는 생각 없냐고 해서 일단 빨리 받을 수 있는 걸로 달라고 했는데 이것도 며칠이나 지났는데 승인이 안 떨어졌다며 약속한 시간보다 더 딜레이 된다고 연락을 받았고 더 이상 이 사람을 믿고 맡길 수 없겠구나 생각하고 우리가 걸었던 돈 10000불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이 사람 돈을 준다고 했는데 차일피일 시간을 미루는 것이다. 그때서야 우리가 이상한 사람에게 걸렸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엄청 고민했던 것 같다. 인터넷에 알아보니 호주에서는 개인 대 개인 간의 거래는 경찰이 따로 개입하는 게 별로 없기 때문에 우리가 알아서 이 사람에게 받아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돈을 받아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일단은 매일 연락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이 사람이 계속해서 영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락을 하면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초기 정착금이 얼마 없었기 때문에 10000불은 우리에게 정말 큰돈이었고, 이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앞으로의 계획도 틀어지는 상황이라 더 간절했던 것 같다. 그리고 2주 후에 5000불을 먼저 준다고 해서 받았고 남은 5000불은 수표로 준다고 했다. 그렇게 다 마무리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이상한 느낌은 왜 틀린 적인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