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합격한다: 나의 NCLEX 여정

세 번의 도전 끝에, 드디어 합격

by B 비

나는 지금까지 총 세 번의 엔클렉스 시험을 치렀다.


간호사로는 약 6년 정도 일했고, 이후에는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유학 준비를 하면서 학교에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하면서 엔클렉스 서류도 겸사겸사 준비했다.


첫 시험은 2021년 3월 2일이었다. 당시 대학원 방학이었고 마침 해외에 나와 있는 김에 ‘시험을 한번 봐보자’는 마음으로 응시했다. 공부는 오직 사운더스(SAUNDERS) 교재만으로 했다. 그때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유월드(UWorld) 를 결제할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다시 돌아간다면 유월드만 했을 것이다. 결국 3개월 정도 사운더스로만 공부하고 시험을 치렀고, 계산 문제가 연달아 세 문제 이상 나오는 순간 ‘아, 떨어졌구나’ 하는 걸 시험 중에도 느꼈다. 시험은 75문제에서 종료되었고 예상대로 불합격이었다.


그 후 몇 년간은 국제개발과 공공보건 분야에서 일하며 간호사 일과 엔클렉스를 거의 잊고 지냈다. 그러던 중 트럼프 대통령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정책이 시작되면서 국제개발 분야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었다. 하루아침에 약 6,000명의 USAID 직원이 직장을 잃었고, 각국의 개발 예산과 UN 지원금도 감소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나는 다시 엔클렉스 공부를 시작했다.


두 번째 시험은 2025년 4월 24일이었다. 이번에는 오로지 유월드만 활용했다. 약 6개월간 비교적 여유 있게 공부했고, 문제은행의 약 70% 정도를 풀었다. 모의시험에서는 늘 보더라인이 나와서 불안했는데, 결국 또 불합격했다. 이번 시험은 85문제에서 종료되었고, 특히 약물 문제가 너무 많이 나왔다. 약물 계산은 완벽히 준비했지만, 첫 시험 이후 시험 유형이 많이 바뀌었고 세세한 약물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그래서 곧바로 다음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다.


세 번째 시험은 2025년 7월 24일이었다. 이번에는 약 한 달 정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솔직히 유월드를 다시 결제하기도 싫었고, 남아 있던 모의고사 6개 중 4개만 풀고 오답 정리를 했다. 대신 챗GPT 유료 버전(2만 원)을 결제해 과외 선생님처럼 활용했다. 틀린 문제를 캡처해서 “나는 ○번이라고 생각했는데 답은 뭐고, 왜 그게 정답인지, 내가 어디서 잘못 이해했는지, 또 비슷한 유형이나 이론, 응용 문제까지 알려줘”라고 요청했다. 특히 약물 부분은 내가 외우기 쉽게 설명해 달라고 했고, 최근 5년간 자주 나온 약물도 정리해 달라고 했다. 이전까지는 영어로 된 유월드 해설만 보며 흐릿하게 이해하던 개념들이, 한국어로 정리된 설명을 통해 머릿속에 훨씬 명확히 들어왔다. 임상 현장을 떠난 지 9년쯤 되어 의학 용어나 약물 지식이 희미해져 있었는데, 챗GPT는 마치 또렷한 가이드라인을 그려주는 듯했다.


시험 당일에는 5시간을 꽉 채워 약 135문제를 풀고 종료되었다. 문제를 꼼꼼히 읽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절반은 잘 본 것 같고 절반은 불안했다. 그런데 시험 후 후기를 찾아보니, 우선순위 문제가 많이 나왔을 경우 합격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있었다. 다행히도 나 역시 우선순위 문제가 많이 출제되었기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리고 결국 세 번째 시험에서 합격했다.


사실 ‘세 번만 보고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지쳐 있었기에, 이번 합격 소식은 정말 더없이 반가운 결과였다. 세 번 만에 합격했다는 것이 어디에선가는 부끄럽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이 경험이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합격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되기를 바란다.


혹시 지금도 “왜 나는 계속 안 될까?” 하고 좌절하는 분들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다. 한 번만 더 도전해 보세요.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과정은 결국 합격으로 가는 길의 일부일 뿐입니다.

끝까지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힘내시라는 응원을 전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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