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줄은 스스로 끊어진다

조금은 느슨하게 둥글게 살아가기

by B 비

요즘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점점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꼰대’라는 말이 조언자를 밀어냈고, ‘오지랖퍼’라는 말이 배려를 숨기게 했다.

‘나댄다’는 말에 창의적인 사람들은 입을 닫았고, ‘오글거린다’는 말에 감성은 설 자리를 잃었다.


이렇게 사람들의 개성과 다름을 쉽게 조롱하고 밀어내는 사회를 만드는데, 솔직히 나도 한몫했다.

나 역시 내 울타리를 단단히 세워 두었다. 누군가 조금만 가까워지려고 하면 경계했고 혹시라도 작은 상처라도 받을까봐, 나는 늘 마음을 이불로 꽁꽁 싸매고 있었다.


세상이 변한 건 사실이다. 예전보다 더 위험해졌고,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도 많아졌다. 그래선지 어느새 우리는 타인을 쉽게 믿지 않게 되었고, 기준에서 조금만 어긋나도 ‘이상한 사람’이라 낙인찍어 버리곤 한다.


나 역시, 요즘은 누군가의 실수나 다름을 ‘그럴 수도 있지’ 하고 흘려보내는 게 점점 어려워졌다.

어쩌면 내 실수도, 타인의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는, 아주 예민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가만히 돌아보면, 그렇게 살아가는 게 정말 행복한 걸까?

어쩌면 우리는 ‘틀림’을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다름’까지도 밀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조언하는 사람, 배려하는 사람, 감성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모두 우리 사회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존재일 수 있는데, 어느 순간 우리는 이들을 불편한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는 조금 더 둥글게 살아가고 싶다. 조금은 느슨하게, 조금은 관대하게,


꼭 내 기준에 맞지 않더라도, 꼭 내 방식과 다르더라도,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를 너무 날카롭게 재단하지 말고, 조금 더 포근하게 바라봐 주는 것. 어쩌면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건, 그렇게 둥글게 살아가는 용기를 갖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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