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만나13

당신은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

by Mimi

그는 잠시 말을 고르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신이 생각하기에도… 우리는 친구가 아니지?”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했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이야기였다.


“아마도… 친구라면 이렇게 하긴 어려울 거야.”

“사키, 나… 당신을 좋아하고 있어.”


늘 장난스럽던 그가, 처음으로 진심을 꺼냈다.

나는 숨이 멎을 듯 놀랐다.


“언제부터야?”

“처음 학교에서 당신을 봤을 때.”


그날, 나는 늦었는데도 커피를 들고 들어와 웃었다.

그는 그 순간 나를 이상형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용기가 없어서 다가가지 못했어.

그러다 담배를 피러 나갔는데… 당신이 있었어.

뭐라도 말하고 싶어서 라이터를 빌려달라고 했지.

사실… 나, 그때 주머니에 라이터 있었어.”


나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

그날 나는 그의 얼굴도 확인하지 않고 라이터를 건넸는데,

그는 이미 나를 보고 있었다.


그의 마음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건

밤을 새우고 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나는 원래 잠이 많아.

그런데 그날은 피곤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

당신이랑 나누는 대화가 즐거워서.

외모뿐 아니라… 성격도 나랑 비슷하다고 느꼈어.”


그러다 확신하게 된 건 파티 날이었다.

내가 다른 남자에게 부축을 받을 때,

질투가 밀려와 내가 대신 하겠다고 나섰다고 했다.


“그때 생각했어.

어쩌면 당신도 나를 좋아할 수 있겠구나.”


하지만 그는 곧 떠나야 했고,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말하고 싶어.

당신이 3개월 기다려 준다면,

나는 여행 계획을 바꾸고… 다시 돌아올게.”


나도 고백했다.


“처음엔 네 장난이 그냥 바람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파티에서 다른 곳에 앉아 있는 너를

계속 찾는 나를 발견했어.

근데 너, 이곳에서 연애할 생각 없다고 했잖아.

왜 마음을 바꾼 거야?”


그는 낮게 말했다.


“당신은…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니까.”


그날,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정말 돌아와도 후회하지 않겠어?”

“응, 당신이 있는 곳이니까 후회 안 해.”


콴과 로미의 방에 갔을 때,

그들은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우리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날, 그의 품 안에서 잠이 들었다.

그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고마워. 나는 지금 행복해.”


그 품은 낯설지 않았다.

어딘가 익숙하고 편안했지만,

동시에 오묘하게 떨렸다.


커튼 사이로 호주 시골의 별빛이 쏟아졌다.

그 빛 사이로,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그의 눈.

그 따뜻함에…

이곳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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