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그곳에서
평범한 주말
모처럼 일을 가지 않는 날이었다
너와 함께 살던 그 집은 모든 것이 하얗고 예쁜 인테리어에 창밖너머로 흐드러지게 핀 보라색자카란다가 예쁜
집이었다
어젯밤 사키와 오늘은 꼭 좋은 카페에 가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어제 너무 늦은 시간까지 영화를 본 탓인가
우리 둘은 늦게 일어나고 말했다
눈부신 햇살에 사키가 일어나 나를 깨웠다
“일어나 그곳은 1시까지 밖에 하지 않는데 이곳에서
두 시간이나 걸려 괜찮겠어? “
사키에 말에 화들짝 놀라며 눈을 떴다
“어쩌지? 이미 늦었을까? 이번 한 번만 우버를 타고 가면 안 될까? 나그곳에 너무 가고 싶어 ”
그는 정말 여전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마지막이야 ”
나는 항상 이렇게 늘 못 이기는 척 따라주는 그가 좋았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우리는 집에서 약 두 시간 걸리는 산중 간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그곳은 북쪽에 있는 산이였는데 그 산중 간에 아주 비밀스럽고 예쁜 카페가 있다는 이야길 듣고 전부터 사키에게 가보고 싶다고 졸랐다
그렇게 우버에 올라탄 우리는 긴 여정에 서로 얘기도 하고 창밖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호주의 봄 푸릇한 나무와 꽃 자연은 아름다웠다
그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참 달리던 중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거의 다 도착했다는 기사에 말에 잠을 깼다
사키는 여전히 피곤했는지 곤히 잠들어 있었다
많이 피곤했지만 이곳까지 동행해준 그가 내심 고마웠다
그렇게 도착한 그곳은 정말 산중턱에 위치한 조용하고 멋진 뷰를 자랑하는 예쁜 카페였다
하지만 우리가 잊었던 사실 하나
오늘은 공휴일이고 호주 대부분의 카페는 공휴일에 일을 하지 않는다는것이다
이곳까지 두시간이나 달려왔는데 문을 닫았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적이였고 하는수없이 우리는 그냥 돌아가야 했다
실망한 나에게 사키가 말했다
“그래도이곳 풍경은 예쁘니깐 사진도 찍고 뷰를 보고 가면 되지 ”
가고 싶다고 하기전 확인도 안했냐고 화낼법도 한데 여전히 따뜻하게 감싸주는 그의 말에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
우리는 잠시 카페 앞 정원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멀리서 보이는 산과 큰 바위 아무도 없는 그곳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살짝 부는 바람에 스치는 나무 소리도조용한 새 소리도 정말 휴식을 할수 있는것 같아 그저 행복을 했다
그렇게 휴식을 마치고 우버를 잡으려는데
맙소사 우버가 잡히지 않았다
그때 우린몰랐다 공휴일 외각 산중턱까지 올수 있는 우버가 없다는것을 설상가상으로 전에 우버에 내 선글라스 까지 두고 내려 정말 최악이였다
그렇게 30분동안 둘다 우버를 잡던중 우리는 깨달았다 더이상 지체하면 정말 위험할 지도 모른다
날이 더 어두워 지기 전에 반드시 조금더 밑에 있는 기차역까지 가야 했다
사키가 말했다 “날이 더 어두워지면 정말 집에 가기 어려울지도 몰라 더군다나 이곳은 위험하니깐 서둘러 산을 내려가는게 좋겠어 괜찮아? ”
이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호주의 따가운 햇살에 지쳤지만 정말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약 4시간정도 등산을 해서 내려가면 그곳에 가장 가까운 기차역이 있을지도 몰라 우선 지도를 보고 그곳으러 가자 ”
그렇게 그와 함께 등산을 시작했다
호주의 산은 정말 푸르고 정말 정글 같았다 등산로 따위는 없는 정말 야산이였다
한시간쯤 내려갔을까 사키는 호주봄 낮의 무거운 햇살에 이미 땀이 흠뻑이였다
그가 말했다
“그런데 우리 아까부터 계속 같은곳인거 같아“
그러고 보니 아까 분명 이 계곡을 지나온거 같은데
여전히 같은 자리였다
그가 말했다 “맙소사 이곳은 진짜 산인가봐 인터넷도 되지 않아 ”
덥고 목마르고 이제 거의 체력도 다되었다
지금이라도 우버를 다시 시도 해야 할까
퐌에게 전화해야 할까 정말수없이 많은 생각을 하던중
짜증한번 내지 않고 묵묵히 길을 찾는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힘들었지만 웃으며 말했다 “이순간은 시간이 지나도 만약 내가 너와 헤어져도 다시 잊지 못할 순간일 꺼야
아마 좋은 추억으로 남을꺼야 이런게 청춘이잖아 !”
나의 말에 그가 웃으며 대답했다
“맞아 ! 나도 절대 이순간을 잊지 못할꺼같아 ”
그렇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적어도 나는 그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렇게 힘내서 다시 한참을 걷던중
차한대가 우리앞에 멈춰섰다
“Do you need help ?”
이미 물한모금 먹지 못하고 걸어온 우리에겐 기적같은 희망이였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듯 대답했다
“yes plzzzzzzzz”
그녀가 물었다 길을 잃었냐고 이곳은 등산하는곳도 아니고 사람이 있을리가 없는데 힘들게 산중턱을 가는 우리를 보고 뭔가 문제가 생겼구나 생각했단다
그렇게 우리는 그녀의 차에 올라탔다
그녀는 오지 사람이였다
그녀는 우리에게 산중턱 기차역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고 그곳에 가면 문을 연카페나 음식점이 있을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마침내 산중턱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다행히도 문을 연 햄버거집 하나를 발견 했다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우리는 커피와 햄버거를 주문 했다
사키는 햄버거를 와구와구 먹은뒤 말했다
“내가 먹은 햄버거중 가장 맛있어”
나도 그랬다 그곳에서 땀을 식히며 마신 아이스 커피는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푸른 하늘과 산중턱의 기차역
우연처럼 이곳에 도착한 우리
그날 그곳에 너의 청춘에 나의 청춘에 그리고 우리의 청춘엔 서로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