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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민 Feb 24. 2024

하지 못한 말들

할머니는

착한 우리 할머니

숨 쉴 때 부풀었다 다시 주는 흰 빵처럼 뒷모습이 부풀었다 주는 할머니는


자기 딸보다 우리 아빠를 더 사랑했다


너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입 열지 못하는 나를 데려다가


아빠는 엄지고 엄마는 새끼야

아빠가 최고고 엄마는 이거야


나는 일곱 살 할머니는 일곱 열 살


나는 문을 닫았다


그러면

엄마가 새끼면

나는 일곱 살 새끼 할머니는 일곱 열 살 새끼야


베란다 미닫이를 열고 중문을 열고 창문도 열고

방충망만 남겨두고

지나가는 차를 보며 지나가는 차 안에 들어 있을 운전대 잡은 아저씨를 생각하며


일곱 살 새끼는 아무 말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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