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흩어져 있던 아쉬움
비가 그친 아침이다. 아직 안개는 걷히지 않았다. 엊저녁에는 오다말다 반복하며 간간히 내렸다. 보슬보슬 안개비 되어 내리는 것이 우산을 쓰기에는 너무 적게 내리고 그렇게 다고 그냥 걷자니 젖어드는 머리며 옷이 신경쓰였다. 망설이다 우산을 폈다. 토토톡 스르르륵. 소금가루가 바스락거리는 거 같았다. 겨울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아쉬움을 연주하는 듯하다. 우산위로 떨어지는 소리가 그렇게 들린다. 빗소리를 듣자니 자꾸만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후회와 아쉬움이 잠시 스쳤다.
나이라는 숫자 앞자리가 ' 5'로 바뀌면서 변한 것이 있다. '후회할 일은 하지 말자'에서 '후회까지도 사랑하자' 로 바뀌었다. 후회와 한숨이 언젠가는 웃음과 벅참으로 바뀔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많이 후회하고, 한숨 쉰만큼 반전은 온다는 것을 몸으로 거쳐 온 나이가 된 것이다. 그냥 살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 없이 산다해도 '없음'이 삶에 아예 무의미를 뜻하지 않으니까. 이것저것 가슴 조이며 생각 한들 그것은 몸 안의 생각일 뿐이다. 몸 밖은 다가오는 대로, 세상이 원하는 대로 그렇게 내주면서 살면되는 것이다. 당장 집에 가서 할 일을 생각했다. 쓰지 않은 원고의 문장들이 머릿속에서 줄줄이 이어지다가 한숨이 나왔다. 당장 저녁 반찬은 무엇을 해야 되나. 집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랬어도 빗소리는 스르르륵. 살살 떨리는 심벌즈가 되어 재즈 연주를 하고 있었다. 흩어져 있던 2022년 시간의 아쉬움이 우산 위에서 잔잔히 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