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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선후 Jun 18. 2023

MEMORIA, 그리고 또 다른 미래 #1

-국립남도국악원 공연 찬(讚) 

   날씨가 유월답지 않게 뙤얕볕이었다. 내리쬐는 볕이 숨을 눌렀다.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인 탓도 있다.  잠시 벗어나고 싶었다. 시각은 2시 50분. 공연 10전 이었다. 예약도 하지 않고 차를 몰고 남도국립국악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티켓을 받고 나서 공연명을 보니 메모리아, 국립국악원 무용 정기공연이었다.


첫무대는 춘앵전무산향합설 초연이었다. 너와 나의 만남이지만 나는 네가, 너는 내가 되어 움직인듯 움직이지 않는, 멈춘듯 멈추지 않은, 소리가 몸짓이 되는 공연이었다.

정,중,동 (靜中動)의 몸짓이 허공속에 고요히 퍼졌다. 남녀 무용수의 의상 색상의 조화가 더욱

허공의 색채를 끌어모으고 있었다. 남녀의 드러난듯 드러나지 않은, 애뜻함이 달빛처럼 들뜨지 않게 차분히

퍼졌다. 춤사위는 정(靜)속에 이미 동(動)을 포함하고 있었다. 타악 연주도 춤과 소리와 조화를 이뤄 중 (中)을 잘 잡아주고 있었다. 정중동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무용수의 몸짓은 잘 조율된 악기인듯 손끝에 한삼이 춤을 추었다.


두번째 무대는 대신무였다. 서울굿을 새롭게 무대화시킨 작품이다. 가락과 몸짓이 세련되었다. 무용수의 몸짓이 엑시스터스를 표현하는 강약의 리듬이 감각적이었다. 무용수들은 황,청,록,적,백색의 의상을 갖춰 입고 머리에는 꿩깃 조의관을 썼다. 감각적이면서도 화려한 몸짓이 자칫 들떠서 꽝꽝 울리기만 하는 굿판의 가락을 강과 약, 빠름과 멈춤을 잘 살려 굿판에서 멈추지 않고 세련되게 잘 표현했다. 꿍. 강하게 울리면서 순간 딱 멈출 때는 소름이 돋았다.


세번째는 진쇠춤이었다. 한 손에는 꾕과리를 들고 춤을 췄는데 무용수들의 의상 색감이 감각이 세련되면서 음악과 잘 어울렸다.

네번째는 산조춤 휘율

다섯번째는 박은하류 <설장구춤>이 공연되었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제목답게 미래 국악의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장단을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연주도 춤과 소리와 잘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게 들렸다. 무용정기공연이지만 무대 뒤에 앉은 연주자들 연주가 있어 무용이 더욱 잘 보였다. 이번 무용수들 한 사람 한 사람 정말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무용수라 자부심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이런 공연이 외국무대에 오른다면 외국인들 입에서 '환타스틱!'을 외칠 공연이었다. 한국 문화예술의 또다른 저력이 되리라 감히 기대한다.


채선후 글, 사진


공연일시: 2023년 6월17일 3시 진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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