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20230209

에드먼턴, 캐나다

by Martine sk Mardres

브런치에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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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띄어쓰기 빌런이니까.


낮이고 밤이고 며칠 동안 지하실에 혼자 틀어 박혀 불을 끈 채 먹지도 않고 제대로 자지도 않고 침대 밖을 벗어나지도 않은 채 마음속의 깊은 우울함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눈물만 자꾸 흘리고 있었다.


눈을 떠도 검은 어둠만 가득한 방구석만 응시한 채 한국에 혼자만 다시 돌아갈까 어디로 그냥 사라지고 싶다 이런 생각으로 가득찼다. 나는 지금 너무 우울해. 불행해. 슬퍼. 힘들어. 세상은 나 하나 없어도 얼마든지 잘 돌아가.


아이들 앞에서 내가 지금 얼마나 감정의 기복을 많이 겪고 있는지, 지금껏 일 안하고 살아본 적 없다가 갑자기 맡은 전업주부 역할의 고뇌, 한번도 격지 못했던 혹독한 추위로 인한 힘겨움, 이역만리 타국인 이곳 캐나다에서 재취업 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놓았다. 갱년기가 어떤 건지 폐경, 완경의 의미가 어떤 건지 설명해 주고 엄마가 많이 힘든데 너희들 도움이 필요하다고 같이 울고 위로를 하고 위로를 받았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내 발목을 잡던 우울함을 떨쳐버리고 몇 년 치 울음을 다 꺼내놨으니 이제는 좀 행복해져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날 밤 문득 앞으로의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를 써야겠다는 충동이 생겼고 생각과 동시에 벌떡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아 하소연하듯 마구 터져 나오는 생각을 옮겨 적었다.


워드프로세서에 온통 빨간 밑줄을 남기며 주저리주저리 적어 놓은 것들을 그다음 날 오후에 읽어 보며 온통 비문에 철자와 띄어쓰기가 엉망인 글을 마주하고 보니 나의 한국어 쓰기 능력이 형편없다는 사실에 좀 실망스러웠다.


영어 작문 능력치 향상과 영한 번역에만 치중하다 보니 막상 모국어인 한국어로 내가 쓰고자 하는 것을 쓰는 데는 소홀했고 그 흔한 일기조차 초등학교 때 방학 숙제로 억지로 한 게 마지막이었다. 그 방학 숙제 일기도 매일 쓰지 않고 미루다가 개학 하루 전 한 달 치를 다 쓰는 기염을 토하며 창작열을 불태우기도 했다.


매일 일기를 쓰면서 즐거웠던 일을 기록하고, 즐거울 일을 만들고, 사람들의 장점을 찾고,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하면서 내 안의 우울함을 다스리고 있다. 글쓰기가 Theraphy 역할을 톡톡히 한다. 쓰고 싶은 걸 생각하고 쓰고 난 글을 다듬고 하느라 우울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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