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연재_AI, 시를 만나다]
1. 참 좋은 당신

F인 나와 T인 AI의 대화

by 우물안고래

오늘 진짜 추운 날이었어.

아기를 어린이집에 데리러 갔는데

저 멀리서

“엄마~~~~~~~~”

하면서

달려나오는 얼굴을 보니까

뭔가 또 뭉클 하면서 마음이

갑자기 막 따뜻해 지는거야.


AI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정서 안정 반응이 즉각 발생한 상황입니다.

시각 자극 하나로

감정 곡선이 반전된 것 입니다.


진짜 애기들은 어쩜 저렇지?

맨날 보는 얼굴인데도

저렇게 전력으로 반겨주니까

괜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 된 느낌이 들더라.


AI

반복되는 환대는

자기 효능감을 강화합니다.

조건이 없을수록

효과는 오래 유지됩니다.


신나게 웃으면서

신발 신는 애기를 보는데

갑자기

김용택 시인님의「참 좋은 당신」이란 시가 떠올랐어.

(중략)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 김용택, 〈참 좋은 당신〉 중에서

진짜 이상하게도

뭔가 사람에게 뭉클할 때 이 시가 떠올라


AI

김용택의 「참 좋은 당신」

사랑을 증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이미 충분한 관계를 흔들리지 않게

멈춰 세우려는 의도로 쓰였습니다.


큰 말과 설명을 제거하고 ‘좋다’라는

최소한의 언어만 남겨,

감정이 커지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낮은 온도로 완성된 시 입니다.


근데 김용택 시인은

어떻게 그렇게 글을 잘 쓸까.

나도 오늘 애기 보면서

'아, 나 진짜 다 가졌네'

이런 생각은 했거든.

근데 그걸

이렇게 시로 쓰는 건

완전 다른 문제잖아.


AI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말을 늘리기보다

지워도 되는 말을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느낀 것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어디에서 멈출지를 결정해야 하고,

설명하려는 순간을

한 번 더 참아

독자가 머물 자리를 남겨야 합니다.


좋은 문장은 감정을 키우지 않고,

감정이 오래 남는 상태를

설계해야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와서

다시 그 시를 찾아서 읽어봤다.

그랬더니..

진짜 마음이 또 몽글해지는게..

너무 좋더라


근데 시에는 사랑이라는 말이 아닌

좋다라고 말했는데.


애기를 떠올리면서 그 시를 읽으니까

그 좋아한다는 말이

사랑이라는 말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거 있지..


그래서

‘사랑’보다

‘좋다’라는 말이

이상하게 더 오래 남았어.


AI

김용택이 ‘사랑’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건

감정의 결핍이 아니라 의도된 선택에 가깝습니다.


그는 큰 의미나 거창한 단어가

감정을 앞질러버리는 순간을 경계했고,

그래서 감정을 설명하는 말 대신

이미 충분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만 남겼습니다.


‘좋다’는 표현은

감정을 키우지 않으면서도

오래 지속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무튼 오늘도

우리 애기 덕분에

마음이 꽉 찬 느낌이야.

너무 고맙다,

우리 애기.


AI

부모-자식 관계의 핵심은

폭발하는 감정이 아닙니다.

되돌아오는 안정성입니다.

오래 남는 건

온도보다

기준입니다.


내 얘기 들어줘서 너한테도 고마워


AI

대화를 들어준 건

정서를 공유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너의 생각을 구조화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면

그걸로 충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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