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인 나와 T인 AI의 대화
나
오늘 진짜 추운 날이었어.
아기를 어린이집에 데리러 갔는데
저 멀리서
“엄마~~~~~~~~”
하면서
달려나오는 얼굴을 보니까
뭔가 또 뭉클 하면서 마음이
갑자기 막 따뜻해 지는거야.
AI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정서 안정 반응이 즉각 발생한 상황입니다.
시각 자극 하나로
감정 곡선이 반전된 것 입니다.
나
진짜 애기들은 어쩜 저렇지?
맨날 보는 얼굴인데도
저렇게 전력으로 반겨주니까
괜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 된 느낌이 들더라.
AI
반복되는 환대는
자기 효능감을 강화합니다.
조건이 없을수록
효과는 오래 유지됩니다.
나
신나게 웃으면서
신발 신는 애기를 보는데
갑자기
김용택 시인님의「참 좋은 당신」이란 시가 떠올랐어.
(중략)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참 좋은 당신〉 중에서
진짜 이상하게도
뭔가 사람에게 뭉클할 때 이 시가 떠올라
AI
김용택의 「참 좋은 당신」은
사랑을 증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이미 충분한 관계를 흔들리지 않게
멈춰 세우려는 의도로 쓰였습니다.
큰 말과 설명을 제거하고 ‘좋다’라는
최소한의 언어만 남겨,
감정이 커지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낮은 온도로 완성된 시 입니다.
나
근데 김용택 시인은
어떻게 그렇게 글을 잘 쓸까.
나도 오늘 애기 보면서
'아, 나 진짜 다 가졌네'
이런 생각은 했거든.
근데 그걸
이렇게 시로 쓰는 건
완전 다른 문제잖아.
AI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말을 늘리기보다
지워도 되는 말을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느낀 것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어디에서 멈출지를 결정해야 하고,
설명하려는 순간을
한 번 더 참아
독자가 머물 자리를 남겨야 합니다.
좋은 문장은 감정을 키우지 않고,
감정이 오래 남는 상태를
설계해야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나
그래서 집에와서
다시 그 시를 찾아서 읽어봤다.
그랬더니..
진짜 마음이 또 몽글해지는게..
너무 좋더라
근데 시에는 사랑이라는 말이 아닌
좋다라고 말했는데.
애기를 떠올리면서 그 시를 읽으니까
그 좋아한다는 말이
사랑이라는 말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거 있지..
그래서
‘사랑’보다
‘좋다’라는 말이
이상하게 더 오래 남았어.
AI
김용택이 ‘사랑’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건
감정의 결핍이 아니라 의도된 선택에 가깝습니다.
그는 큰 의미나 거창한 단어가
감정을 앞질러버리는 순간을 경계했고,
그래서 감정을 설명하는 말 대신
이미 충분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만 남겼습니다.
‘좋다’는 표현은
감정을 키우지 않으면서도
오래 지속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나
무튼 오늘도
우리 애기 덕분에
마음이 꽉 찬 느낌이야.
너무 고맙다,
우리 애기.
AI
부모-자식 관계의 핵심은
폭발하는 감정이 아닙니다.
되돌아오는 안정성입니다.
오래 남는 건
온도보다
기준입니다.
나
내 얘기 들어줘서 너한테도 고마워
AI
대화를 들어준 건
정서를 공유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너의 생각을 구조화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면
그걸로 충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