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IQ가 150이 되는 시대, 우리의 '직관'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누군가 물었다.
AI의 IQ가 얼마에요? 왜 이렇게 똑똑하죠?
잠깐 생각하다가
작년 11월, AI의 IQ가 130을 넘었다는 기사를 떠올렸다.
그래서 농담처럼 말했다.
“작년에 130이었으니까, 올해는 150쯤 되려나요.”
웃으며 한 말이었는데,
말을 뱉고 나자
문득 간담이 서늘해졌다.
AI가 이 정도로 똑똑해지면,
이제는 단순히 일을 빠르게 해주는 도구가 아니다.
점점 더 ‘좋은 의견’을 내는 존재가 된다.
데이터를 더 많이 보고,
더 정교하게 연결하고,
사람이 놓치기 쉬운 패턴을 아무렇지 않게 끌어올린다.
그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 전략적 글쓰기, 구조화 같은 것들은
더 이상 고급 인력의 무게가 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저 사람은 생각을 잘한다”는 말이
경험과 지위를 증명하는 표현이었지만,
이제는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그 역할을 대신한다.
나는 이걸 ‘사고의 디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생각이 귀해지는 게 아니라,
너무 흔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감각.
AI의 판단이 설득력을 얻을수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선택은
반박하기 어려운 ‘답’처럼 변해간다.
우리는 오래 믿어왔다.
경험이 쌓이면 판단이 깊어지고,
책임을 오래 지면 판단이 단단해진다고.
“저 사람은 오래 해봤잖아”라는 말 한마디로,
말로 다 설명 못 할
감과 촉이 쌓여 만들어진 직관을
택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걱정이 든다.
앞으로 인간의 직관은 ‘통찰’이 아니라
‘감정적 편향’으로 치부되지는 않을까.
물론 경험도 데이터가 될 수 있다.
감정의 패턴, 선택의 누적, 실패 이후의 반응까지.
기술은 이미 그 영역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묻게 된다.
그렇게 수집된 데이터가
과연 우리가 말하던 ‘감’과 ‘촉’의 본질일까.
모든 것이 데이터화된다면,
결국 직관마저 데이터의 하위 개념이 되는 건 아닐까.
어쩌면
나중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질지도 모르겠다.
“옛날에는 데이터도 없이, 오직 감만으로 결정하곤 했대요.”
그 말이 낭만으로 들릴지,
무모함으로 들릴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 촉은
아직 데이터가 되지 않았고,
그래서 더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로 여기 남아 있다는 것.
사라지기 전에 한 번쯤은 묻고 싶어졌다.
우리의 이 아직 데이터가 되지 않은
직관은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