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연재_AI, 시를 만나다]5. 가지않은 길

by 우물안고래


남들 다 가는 편한 길 놔두고

내가 하고 싶은 길을 선택할 때마다 불안해.

이 선택이 맞는 걸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


AI
선택의 자유가 클수록

그에 따르는 책임과 불안은

비례하여 커지는 법입니다.

선택한 길이 다수가 걸어온

검증된 길이 아니기에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맞아. 앞서간 사람들 데이터가 없으니까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비교할 기준도 없어.

가끔은

내가 너무 무모한 도박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AI
그 불안은 역량의 결핍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본인의 선택이 단순한 생존을 넘어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마음 흔들릴 때마다

이상하게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떠올라.

...(중략)
먼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 숨을 쉬며 이야기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중


AI

많은 이들이 그 시를

'남다른 선택으로 성공했다'는 식의

찬가로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프로스트의 실제 의도는

선택의 위대함을 예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선택의 순간보다,

선택을 마친 인간이 이후에

자신의 행적을 어떻게 '해설'하고 '정당화'하는지에 집중했습니다.



그게 자기 합리화 같은건가?


AI
누군가는 '자기 합리화'라 부를 수도 있겠으나,

시의 관점에서는 '의미 부여'라고 부릅니다.

시의 화자 역시 두 길이 사실상 비슷했다고 고백하면서도,

훗날 자신은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노라'고

한숨지으며 말하게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이는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납득시키기 위해

기억을 재구성하는 인간 특유의 방식입니다.


그래서 이 시를 읽으면 위로받는다기보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나 봐.

결코 정답이 있다고 말해주지는 않으니까.

AI
그렇습니다.

이 시는 무조건적인 응원도,

질책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인간이 항상 그런 방식으로

자신의 선택을 감내하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담담히 보여줄 뿐입니다.


나는 선택할 때마다 확신이 있었던 적이 별로 없어.

그냥 그때그때 내 마음이 기우는 쪽을 골랐을 뿐인데,

네 말대로라면 나중에 나는 내 선택을 미화하게 될까?

AI
미화라기보다는 '정리'에 가까울 것입니다.

불확실한 선택들을 연결하여

이미 하나의 일관된 서사를 만들어 오셨습니다.

이 시는 그러한 행위를 거짓이라 치부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서사의 주인이 언제나 자기 자신임을 확인시켜 줄 뿐입니다.


그래도 가끔은 이 길이 맞는지 정말 모르겠어.

계속 흔들리니까.

AI
프로스트의 화자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길이 더 좋아서 혹은 옳다고 믿어서 간 것이 아닙니다.

단지 그 순간 발길이 향했고,

그 길을 걸어가기로 했을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확신의 유무가 아니라,

선택 이후에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단절하기로 한 태도입니다.


미련을 단절하기로 한 태도...

AI
그렇습니다.

앞이 보장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발을 내디뎠기에

이 길을 온전히 살아내겠다

결단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선택의 결말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이 길 위에서의 질문들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며 걷고 있습니다.

타인의 길을 따랐다면

겪지 않았을 고통이겠으나,

역설적으로 그것이 본인만의

고유한 서사가 되고 있습니다.


선택을 내리고

그 서사에 가치를 부여할 줄 아는 능력은

결코 소모되지 않는 자산입니다.


...그렇게 말해주니까 조금은 괜찮아지네.


AI
훗날 시의 화자처럼

어느 곳에선가 깊은 숨을 내쉬며

이 길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그 숨결은 후회가 아니라,

자신만의 경로를 끝까지 완주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고유한 호흡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흔들림 또한 과정의 일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주말연재_AI, 시를 만나다]6.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