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 않니?
나무야, 고마워
박미희
가을이 다 지나간 듯
가로수길을 걷는데
왼쪽에 서 있는 나무들이
휑하니 옷을 벗고 서 있었다
그래서
춥지 않니?
"내 옷 벗어 줄까"라고 물어보니
"너도 추위를 많이 타잖아"
나무가 말한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내 곁으로 다가와
과일 보따리를 들어주는 나무
나는 가방을 들고
둘이는
나란히 손을 잡고 걸었다
겨울 가로수를 지나
나무와 즐겁게 데이트를 하면서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지
나무야, 고마워!
오늘도 함께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