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빛나는 날
증평문학관에서 열린 김소월 백일장에 참가해 상을 받게 되었고, 그 감동을 고스란히 껴안은 채 곧장 기도회 장소로 향했죠.그날은 저희 기도회에도 특별한 날이었어요.작은 예수회 방신부님께서 특강을 해주시기로 되어 있었거든요.
평소보다 많은 회원들이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에 자매와 같은 성가대 마리아씨에게 조심스레 부탁도 드렸습니다.기도회 시간에 맞춰, 김*덕 베로니카 언니가 먼저 찾아주셨어요.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뒤이어 마리아, 박스텔라씨도 함께 자리해주어 그날 모임은 더욱 따뜻하고 풍성해졌지요.방신부님의 강의는 정말 깊은 울림을 주는 시간이었습니다.평범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 작은 부탁을 잊지 않고 귀한 발걸음을 해준 친자매처럼 대해준 그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기도회가 끝난 후,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다 함께 차 한잔 하려 했지만 카페는 이미 문을 닫은 뒤였고,결국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 자리에서 당일 받은 상장을 꺼내어 자랑 아닌 자랑을 하게 되었어요.사실은 그날 상으로 받은 꽃바구니를 신부님께 드렸기에, 설명 없이 넘어갈 수가 없었죠.
올해는 두 개의 상을 받았지만, 남편 외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터라 어색하기도 했습니다.그런데 자매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는 어찌나 기뻐하며 축하를 해주는지…
순간 땅속으로 들어가고 싶을 만큼 부끄럽고 감사했답니다.그런 와중에 마리아씨가 불쑥,"내일 언니 생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김*희 베카 언니가 슬그머니 나가시더니 계산을 하고 오셨고 분위기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셨어요.미안함과 기쁨이 교차하는 가운데,그 순간이야말로 진짜 생일 축하를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웃고, 떠들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왔을 때—식탁위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던 과일바구니 하나.일본에 있는 큰며느리가, 제가 과일을 좋아하는 걸 기억하고 보내준 선물이었습니다.
이미 마음이 들떠 있었는데, 과일 하나하나가 방긋 웃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요.다음 날엔 아들과 손녀와 영상 통화를 했고,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손녀의 재롱에 마음까지 포근해졌습니다.
그리고 전날부터 생일 당일까지,문자와 카톡으로 도착한 수많은 축하 메시지들…처음 겪는 벅찬 기쁨이었어요.이 마음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어, 조용히 시로 남겨보았습니다.
-멀리서 온 하루-
해마다 같은 날,
익숙한 손님이 문을 두드린다.
초 위로 불꽃이 흔들리고,
사랑이라 적힌 조각 케이크 대신
올해는 바다 건너
과일바구니 하나가 식탁 위를 채운다.
자식들은 그날만큼은
기억을 꺼내어 안부를 묻고,
손녀는 화면 너머에서 재롱을 보낸다.
친구들은 축하의 말을 건네고,
문자들로 하루가 따뜻해졌다.
전날엔 작은 생일파티도 있었고.
이토록 기쁜 생일은
내 생애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 손님, 달콤한 듯 무거워서
그저 바람처럼 조용히 스쳐 지나면
안 될까?
하면서도
오래도록 머물러주기를 바랐다.
해마다 맞이하는 생일이지만 올해는 정말… 마음 깊이 고맙고 따뜻한 하루였습니다.이 글을 읽는 분들도, 자신만의 따뜻한 생일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