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피어낸 기억과 그리움
토요일이면 찾아가는 새한국문학관에 다닌 지 벌써 4개월째입니다.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출석한 덕분에 제 시도 어느덧 12편이나 쌓였네요. 매주 한 주간 준비한 시에 대한 평가를 받는 시간이 이제는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제 블로그를 페이스북에서 보고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분과 함께 이수역으로 향했습니다.
날씨는 덥고 후덥지근 했지만, 배움에 대한 갈망과 설렘으로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문학관에 도착하자마자 김♡순 회원이 찹쌀떡을 나눠주고 계셨습니다. 이곳에 오면 자주 떡이랑 찐빵들을 나누며 따뜻한 분위기를 즐겁고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주는데요. 이번에도 제가 좋아하는 팥 찹쌀떡을 나눠주셔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새로 오신 송 0자 씨와 저는 먼저 교수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회원들이 준비해온 시와 수필을 각자 인원수만큼 나눠 자리에 앉습니다. 그리고 한 분 한 분의 시, 수필을 들으며 감상도 하고 그 내용 속으로 흠뻑 젖어들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교수님의 인사말씀에 연로하신 연세 때문인지 전화로 들려오는 소식들이 대부분 부고라는 말씀도 하셨는데요. 그 말씀에 쓸쓸한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수필 발표가 먼저 이어졌고 이번 주에도 김♡례씨 수필에서 장원을 하신 『삼도 꽃을 피운다』의 어머니와의 추억을 담담하면서도 눈물 어린 목소리로 읽어주시는데 듣고 있는 저도 울컥해졌습니다.삼베옷은 익숙하지 않지만 깊은 산골, 시골의 정서와 어머니와의 추억이 고스란히 잘 표현해 주셨습니다.
이번 주 참석자 및 수상작
총 16명 참석
시 11편
수필 5편
시 장원
정♡규/여름 달밤
권♡득/어디로 갔을까
조♡인/왜 나는
박♡영/6월과 원두막
송♡자/수국
수필 장원
김♡례/삼도 꽃을 피운다
황♡주/벼룩시장
오랜만에 참석하신 박♡덕씨는『무한 항공 참사』라는 수필을 발표하셨습니다. 그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친구들과의 단체 채팅방이 떠오르며 그 친구가 방콕으로 떠났던 날이 이 참사와 겹쳤다는 사실이 고통스럽게 다가왔다.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사실 그 친구는 서울에서 4명의 다른 친구들과 함께 무안으로 내려가기로 몇 개월 전부터 계획을 세웠던 터였다.
하지만 내가(박♡덕) 다니던 학교의 방학이 미뤄지고 기말고사 준비로 바빠 결국 약속을 어기게 되었다.그 전날까지 우리는 통화하며 "잘 놀고 있어"라는 안부를 주고받았다.
다음에 꼭 함께 여행 가자고 이야기하면서 전화를 끊었다.그런데 정말 예상치 못한 날벼락이 떨어졌다.친구 9명이 방콕으로 떠났고, 1명은 사업(박♡덕) 때문에 전날 귀국했었다.
뉴스는 하루 종일, 다음 날에도 그들이 모두 불에 타버렸다는 소식을 전했다.며칠이 지나고 사망자 명단이 나오자 나는 침대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그저 할 말을 읽고,~
.
.
부디 하늘나라에서 잘 있으라고 안녕을 고합니다!"
이 발표가 끝나자 여기저기 훌쩍거리는 소리와 목이 멘 한숨들이 흘러나왔습니다. 뉴스로 접한 무한 항공 참사가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더니,
이렇게 가까이에서 들어보고 느껴보니 무한 항공 참사로 하늘의 별이 되신 분들의 유가족들과 가까운 친인척, 그리고 지인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친구가 먼저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은 아주 힘들다고 누군가에게 들은 적 있습니다.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보면서 내가 만약 내 친구가 그런 일을 당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몹시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교수님의 평가 시간이 끝나고 나면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저는 아침 겸 점심인 아점인데요. 맛있는 떡을 먹어서인지 그리 배고프지 않았지만 마음이 고팠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이 갑자기 순댓국을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남성 사계 시장으로 갔습니다. 더운 여름이지만 오히려 여름일수록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된다는 한의사이신 교수님의 식사 철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처럼 무겁고 슬픈 이야기는 따뜻한 음식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맛있게 한 그릇 후딱 먹고서 2차로 이번에 장원한 7분이 대접하는 카페로 향합니다.
교수님은 먼저 집으로 돌아가셨고 남은 회원들만이 도란도란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들로 꽃을 피웁니다. 살면서 내가 겪는 고통도 있지만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고통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시로 수필로 풀어내고 창작을 하는 곳, 새한 국문학관!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