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내 자전적인 이야기다.
감히 내 지난 사랑의 카테고리에 담겨져 있는 개새끼들에 대한 이야기다.
할 만큼 했고, 만날 만큼 만난 놈들이,
이별할 때마다 왜 그렇게 잊기가 힘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이따금 내 뇌의 한 곳, 전두엽일지 측두엽일지를 종종 헤집어 놨다.
상처가 무뎌 진다고 아주 완치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다수의 연애를 거쳐오며 알았다.
같은 자리에 난 상처, 특히 머리 검은 짐승에게 받은 상처는
무뎌질래야 무뎌질 수가 없는 류의 것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이야기는 내 자전적인 이야기다.
살아가며 만나는 사람들 중 지옥불에 쳐 넣어야 할 악인이 얼마나 있겠으며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고, 또 아주 나쁜 이는 없다는 것쯤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 누구든, 누구에게든 은인도 악인도 될 수도 있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썅년인 날이 있었을 테니.
그래서 이 이야기는 착하기만한, 악역 없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모두가 악함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 일수도 있다.
그리고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함부로 이름을 빌려온 지인들과
연관 없는 어느 날의 만남들을 빌려온 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