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tend

by 너이

거짓말에 능한 사람인가? 묻는 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가끔은 나의 사랑은 그럴듯하게 잘 숨겨지기도 한다. 잘난 체를 하자면 나는 네 사랑을 받지 않아도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다고 콧대를 잔뜩 올려 세울 수 있다. 혹 그렇다면 나는 볕 하나 들지 않는 골방에 무릎을 감싸 안고 앉아 네 사랑을 그리워하며 몇 날 며칠을 숨 죽어있겠지만 시늉 즈음이야 식은 죽 먹기다.

또한 나는 네가 궁금하지 않다며 고개를 휙 돌릴 수도 있고, 그대로 나의 잔뜩 구부러진 등을 보이며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네 시선이 닿지 않는 곳, 빗금이 쳐진 횡단보도 중앙에 멈추어 너에게 돌아갈 하얀 선들을 수없이 세고 있을 테다. 그 역시 나는 숫자에 눈이 밝은 사람이니 별 문제 될 것이 없다.

마지막으로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 가슴을 곧게 펴 외칠 수도 있다. 눈치가 빠른 너는 나 자신보다도 잘 알고 있을 테다. 나는 그럴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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