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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아솔 Aug 02. 2024

육사출신 아닌데, 소령 1차진급/정규반 선발 노하우

장기복무 선발에 유용한 노하우(8화)

   <육군본부에서 하달한 장기선발 계획서를 꼼꼼히 읽고 임관 시작과 동시에 준비>

 일단 본인이 육사출신이 아니라면 장기선발이 되어야만 군생활을 오래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학군장교 출신은 28개월, 3사장교 출신은 6년, 학사장교 출신은 3년을 무조건 복무하게끔 명시되어 있다.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학군 or 3사관학교 or 학사 장교로 임관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군생활보다 재밌을 수도 있고,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만약 재미가 있어서 장기를 하고자 마음을 먹었는데, 초군반 성적이 안좋다고 지레 겁먹지 않아도 된다. 물론 초군반 성적이 중요하긴 하지만, 장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장기 선발이 되기 위해 반드시 육본 장교 진급지시와, 장기선발 계획 세부내용을 사전에 5번 이상 정독하고, 준비를 해야한다. 첫 번째로 장교인사관리 지침과 장교진급지시를 정독하고, 두 번째로 최근 공지된 장기 선발계획을 읽어서 나에게 필요한 점수가 어떤 부분이 있고,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물론 나와 경쟁자가 많은 곳에서 근무를 하며 대대장의 추천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빵이긴 하지만, 분모가 없이 1/1 제대에 근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평정, 상훈, 자기개발의 점수에서 감점되지 않도록 평소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그리고 초급장교때는 특히 체력검정에서 특급을 반드시 만들어 놔야 된다. 장기선발심의에 들어가서 보면 대부분 자력이 비슷비슷하다. 그런데 체력이 다른인원들에 비해 심하게 낮다면 심사위원들이 좋은평가를 할 수가 없다. 체력 특급은 기본이다. 만약 본인이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3km 달리기가 아무리 열심히해도 안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전문가가 누군가요? 라고 물어본다면 대학교 체육입시 학원이 전문가라고 답변해줄 수 있다. 거기가서 3달만 빡세게 훈련받아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혼자서 용쓰지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더욱 더 빠르게 특급을 만들 수 있다.

 장교진급지시에 보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항들을 기술해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기본지침부터 잘 숙지하고 준비를 해야한다. 긍정적인 자기개발 평가사항은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고, 기변처리도 안되는 쓸데없는 자격증 공부하지말고, 가점이 있는 자기개발 분야를 먼저 획득하고 기변처리 해라. 

 아주 우직하게 군생활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한편으로는 멋있게 보일때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파면서 군생활 묵묵히 잘하고 있는데 왜 안타까워하십니까? 라고 물으신다면, 주변 동기들은 알랑방구를 껴가며 매년 표창점수를 채워나가는데, 우리의 소같은 친구들은 표창을 주든 안주든 묵묵하게 자기 갈길을 간다. 그렇게 가는 길도 있지만 매우 돌아가는 길이다. 군생활을 잘하려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전략적으로 군생활을 해야한다. 표창이 없으면 표창이 없다고 지휘관 또는 선배, 또는 상급부대 실무자와 얘기하며 표창을 좀 챙겨달라라고 말할 수도 있어야하고, 상장 또는 표창장이 걸리는 경연대회에 나가서 1등을 해야겠다는 욕심과 야망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러한 것은 등한시 하고, 본인 업무만 묵묵하게 한다? 과연 이 사람은 오래도록 군생활 할 수 있을까? 글쎄... 너무 융통성이 없어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딸리지 마라. 그러려면 융통성 있게, 영악하게 군생활을 해야한다.     


   <자기개발 분야 준비>

 자기개발은 어떤 것을 하는 것이 좋나요? 라고 물어본다면 육군본부에서 병과별 인정하는 자격증부터 확인해서 준비를 해야한다. 통상 병과 특기별 직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능사급 이상의 자격증, 컴퓨터 관련 자격증, 어학관련 자격증, 한국사, 한국어 자격증, 상담심리사, 무도 관련 자격증, 드론 관련 자격증 등등 굉장히 광범위하고 많다.

 각 분야별 1개 이상씩 기변처리를 반드시 하는 게 긍정적으로 평가되니까 준비를 해야 되고, 매년 1개씩의 기변처리를 하는 모습이 나중에 진급평가를 들어갈 때 잠재역량 준비를 우수하게 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한 해에 몰아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뿐만 아니라, 업무에 소홀하게 될 수도 있으므로 매년 1개 이상씩의 자격증을 취득하길 바란다.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엉뚱하게 기변처리 안하고 몇 년씩 묵히고 있다면 그것 또한 쓸모가 없으니, 취득하는 대로 바로 인사과에 얘기해서 기변처리 하길 바란다.

 대위 ⇨ 소령 진급 들어 갈 당시 나의 자기개발 분야는 아래 내용과 같은데, 취득하기 어려운 자격증은 정말 1도 없었다.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취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컴퓨터 : 워드프로세서 1급, 컴활 2급, PCT 770점, 정보기술자격(ITQ) / 입대 전 획득

무도 : 태권도 4단 / 소위 때 획득(사실 무도는 본인이 어릴때부터 꾸준히 하고 좋아해야 한다.)

영어 : 토익 650점, 토스 레벨 5 / 중위 때 획득

기타 : KBS한국어능력검정 3급, 정보처리기사, 행정사, 드론 1종 조종자 자격증 / 대위 때 획득

 딱 봐도 별 게 없다. 그리고 누구나 도전하고 조금만 시간 내면 충분히 취득가능한 난이도의 자격증이다. 이것보다 훨씬 준비많이 하는 친구들이 부지기수 인데, 너무 많이 따는 것은 업무에 지장을 줄 수도 있거나, 내 군생활 또는 일상생활에 번아웃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내 수준에 맞게, 적절하게 판단해서 준비하도록 하자. 핵심은 매년 1개이상의 꾸준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입대 전에 취득한 자격증을 기변처리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혹시 모르니 인사처에 문의해서 기변처리 하도록 하자. 진급은 오랜 시간 나의 평정과 경력과 기타사항들이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진 최종 산물이다. 나의 최종산물이 보석같이 아름답게 빛날 수 있게 소위때부터, 아니 지금 이 순간부터 실현 가능한 계획을 잘 세워서 준비하도록 하자.


   <가장 중요한 내가 모시고 있는 지휘관의 추천 잘받기>

 앞에서 얘기한 평정과도 연계된 연장선상의 이야기다. 육사 출신 동기들은 자동 장기이기 때문에, 장기선발은 타출신 친구들끼리 붙는 경쟁구도다. 대대에 선임이 있다면 당연히 선임부터 장기를 시키려고 할 것인데, 그것은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여라. 다만, 동기들과의 싸움에서 어떻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인가는 항상 고민하고, 그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보이지 않는 물밑 싸움이 엄청 치열하다.

 대대장이 봤을 때, 소위ㆍ중위 친구들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아주 세세하게 잘 알까? 과연 그럴까? 통상 지휘관이 지휘추천을 줄 때 주변 전우들에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다. 물어보는 대상은 장교와 부사관 등 주요직위자 및 소대장과 인접하게 근무하고 있는 친구들이다.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위해 여러사람들이 이 소대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지휘관의 판단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난 누구에게 잘 보여야 하나? 누구에게 잘 보여야 하냐고 물을 게 아니라, 누가 보든 안 보든 묵묵히 열심히 최선을 다해라. 모든 사람이 날 보고 있다. 안 보는 것 같지만 다 보고 있다. 누가 본다고 해서 잘하고, 안 본다고 해서 안하는 그런 사람은 오래 갈 수 없다. 신독의 자세로 누가 보든 안 보든 최선을 다해라. 그리고 적을 만들지 마라. 군생활 하면서 적을 많이 만들어서 스스로 고립되는 경우가 있는데,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곱고 이쁘게 얘기하고, 부하들에게도 너무 딱딱하게 말하지 마라. 사람은 다 다 똑같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는 선조들의 지혜로운 속담처럼, 가는 말이 곱고 오는 말이 곱게 생활하자.

 후배장교들의 장기선발 지휘추천 순위를 매길 때, 대대장은 정말 고심한다. 출신, 군생활 의지, 평소 생활태도, 잠재역량을 위한 노력, 체력, 인간관계 등등 정말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평가한다. 여러 동기들의 객관화된 자료를 비교하며 순위를 정하는데, 앞에서 얘기했던 대로 교육성적과 체력은 무조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아야 그나마 우선순위에 올라갈 수 있다. 최소 체력이라도 무조건 특급을 받아놔라. 젊은 청춘 장교들에게 체력마저 낮다면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될만한 사람을 상위 순번으로 정하기 때문에, 택도 없는 사람을 1번으로 주지 않는다. 대대장이 평소 예뻐한다고 하더라도, 객관화된 점수가 낮다면 다른 친구들을 살리는 카드를 쓰지, 되지도 않는 친구를 1번주지 않는다. 내가 기본 소양은 갖추고 있어야 비벼볼 수 있으니, 평소에 잘해야 한다. 계속 얘기하고 있지만, 반짝 잘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자.


   <인성과 관상은 과학이다>

 간혹 고참들 또는 군생활을 오래 한 부사관들중에 어떻게 저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즐겁게 웃으면서 일을 할 수가 있을까?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 분들의 인상을 잘 살펴봐라. 자주 웃어서 눈과 입가에 주름이 많고, 대부분 온화한 심성과 평소 긍정적인 생각, 니가 안하면 내가 하지 뭐~하는 아주 퍼펙트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여러분도 그렇게 돼야 한다. 딱 얼굴을 보는 순간 온화하고 믿음직한 인상을 줘야 한다. ‘성형을 하라는 말씀이십니까?’라는 건 아니다. 다만 평소에 긍정적인 삶과 온화한 생각을 가지고 살다보면 자연스레 얼굴에 묻어 나온다. 

 반면에 부사관들중에 항상 불평불만이 많고,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들도 볼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의 인상을 살펴봐라. 이마와 미간에 기분 나쁜 주름이 가득 잡혀 있고, 다른 사람의 말과 태도에 부정적이며, 독선적이다. 관상은 과학이다. 나의 인성을 어떻게 함양하느냐에 따라서 내 관상이 바뀐다. 상급자와 부하들로부터 신뢰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부단히 인성적으로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복무연장을 할것인가? 장기를 할것인가? 갈등을 하지마라, 여지를 남기면 안된다>

 실제 초급장교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장기복무와 복무연장을 놓고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 복무연장은 뭐고, 장기는 뭔가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궁극적으로 소령진급을 하기 위해서는 장기복무 선발이 되어야 소령을 달 수 있다. 복무연장은 1년~4년까지 다양하게 파트타임 개념처럼 나의 군복무기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군생활이 천직인가? 지금은 내가 힘들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나서 노하우가 쌓이고 좀더 익숙해지면 군생활이 더 좋아질까? 주변(사회) 친구들이 고생하는 거 보니까 군생활이 좀 더 낫기는 한 거 같은데, 장기복무보다는 복무연장을 먼저 넣어보고 고민해볼까? 등등의 고민들이다. 시간 허비하지마라. 무조건 장기복무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라.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장기복무를 하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라 생각해라. '내 마음이 뒤숭순한 지금 이 사람의 글을 읽고 있는것은 내가 군생활을 계속 하라는 뜻인가 보다.' 하고 생각해라. 인생은 정말 길고 군생활은 짧다. 군생활은 정말 길게 해봐야 4성장군까지 착착착 진급해서 벽에 똥칠할때까지 한다고 가정하면 40년이 한계다. 24살에 임관해서 40년 군생활하고 전역하면 60대중반. 아주 창찬한 젊은 나이다. 전역 후 인생2막도 있기때문에, 일단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장기를 무조건 해라. 그리고 내가 말한대로 군생활 해라. 최소 소령은 달 수 있다. 당신을 믿어라. 할 수 있다. 그 이후에 전역한 뒤, 연금 받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사업을 하든 직장을 다니든 늦는 것은 없다. 군생활 해보면 할만하고, 재밌고, 의리있고 정감있는 조직생활이다. 군 조직은 사회의 피 한방울 나오지 않고 계산적인 조직문화 보다는 훨씬 끈끈하고, 액티비티하고 재미가 있는 편이다. 늘 20대 초반의 장병들과 함께하고 늙지 않기 위해 그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는 조직이 얼마나 될까? 공무원 조직 중에서는 군대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안하고자 하면 핑계거리만 찾고, 하고자 하면 해결한 방법만 찾는다고. 무엇무엇 때문에 하지않겠다는 사람이 되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하겠다 라는 정신을 탑재한 사람이 되자. 배우고자 하면 계속 배울 생각만 나고, 모르고자 하면 몰라도 된다는 생각이 든단다. 전자가 되자. 당신은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군인이다. 고민하지 마라. 당신은 우리 나라의 인재다. 당신의 군생활!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 힘내라.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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