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출신 아닌데, 소령 1차진급/정규반 선발 노하우
진급을 하고자 마음을 먹었으면 해야 될 일(9화)
<달리고자 하는 마음먹기>
군생활을 해보니, 기계가 아닌 이상 365일 내내 달릴 수는 없고,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 아껴놨다가 반드시 달려야 하는 구간이 있다. 늘 달릴 수 있는 체력과 마음이 준비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사람인지라 늘 달릴 수는 없다. 왜 달려야 하는지 의지조차 없는 사람도 많다. 왜 달려야 해? 궁극적인 목표는 진급해야 하니까! 또 좋은 보직(직무값이 높은)에서 일하기 위해서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장교의 가장 큰 복지는 진급이다. 혹시나 글을 읽는 사람 중 헷갈리게 해드렸다면 죄송하다. 달리기가 단순 run이 아니라, 내 군생활에 올인해서 에너지를 불어 넣자는 의미다.
내가 진급을 해야 다음 계급에서 더 오래 근무할 수 있고, 더 오랫동안 내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 올 수 있다. 거창하게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솔선수범 하고 거룩한 얘기는 하지않겠다. 내가 군생활을 진짜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달려야 하는 마음을 가지자. 단기복무 자원이라면 달리고자 하는 의지는 크게 없겠지만, 영관장교가 돼서 군생활을 20년 이상 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달릴 시기에는 달려야 한다. 아~군생활은 너무 힘들어. 내가 잘 버틸 수 있을까? 주변에 사회 친구들은 나처럼 일은 안해도 먹고 살만하던데..등등의 나약한 생각은 1도 도움이 안되니까 쓰레기통에 갖다 버려버리자. 그런 나약한 생각은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 그냥 마음을 먹자. 나는 달릴 수 있는 머신이라고. 지금 시기는 내가 진급하기 위해 달리는 시기라고. 그렇게 마음먹고 달릴 준비가 되야 달릴 수 있다. 약한 마음을 먹고 달리고자 하면 100m도 못가서 지치고 gg 치고 만다. 2차 중대장을 하는 시기와 진급 들어가기 2년전부터는 무조건 달려야 한다. 그러니 달릴 준비를 하고, 달리자. 약한 생각과 마음을 먹지마라. 당장 일어나서 달려라.
<지휘관의 의도를 파악하고, 산물이 있는 업무를 추진하자.>
부하 중에 이런 유형의 부하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정말 열심히 하긴 하는데, 내 의도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 하는 간부 A. 대대장의 지휘의도를 명확히 구현하기 위해 최초보고 이후 자주 들어와서 중간보고를 드리며 지휘관의 의중을 체크하며 훌륭한 산물을 만들어 오는 간부 B.
어떤 사람에게 A와 B중 선택을 하라고 물어보더라도 간부 B와 일하고 싶지 않을까? 군대에서 가장 맥이 풀리는 순간이 있는데, 나는 나대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서 보고서를 작성해서 지휘관에게 들고 들어갔는데, 지휘관께서 빨간색 펜으로 수정사항을 10개 이상 내 보고서에 난도질 하는 경우가 딱 그러하다. 난도질을 당하기 전에 수시로 들고 들어가서 지휘관의 의도가 맞는지 체크하는 것도 업무추진 능력이다. 통상 부하들은 최초의 지휘관의 결심을 받고, 그 이후에는 지휘관의 의도를 지속해서 확인하기 꺼려한다. 그런데 지휘관도 사람인지라, 최초에 본인이 그렇게 지시를 했다가도 생각이 바뀔수도 있는데, 바뀐 생각을 하급자에게 굳이 말하지 않는다. 아랫사람이 무조건 어려운 게 맞다. 그렇지만, 그럴수록 더 자주 지휘관실로 들어가서 공감대 형성과 주변부대 첩보 등을 지속해서 제공해 드려야 올바른 산물이 나올 수 있다. 지휘관을 어려워 하지마라. 미주알 고주알 자주 얘기를 나눌수록 당신에 대한 지휘관의 평가는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다.
<자기계발 분야 다시 체크>
소령 진급 들어가기 전에 대위때 해마다 자격증 갱신은 했는지 확인해봤는가? 매년 쌓아 온 나의 체력검정 종합등급은 몇점인지 계산해봤는가? 대위 평정때 내 위치가 어디인지 확인해봤는가? 진급이라는 것은 진급들어가는 해에만 반짝 잘한다고해서 진급되는 게 아니다. 평상시에 쌓아 온 나의 모든 것들이 쌓여서 평가가 된다. 물론 진급 들어가는 해에 직무값이 높은 직책에서 임무수행을 했는가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때는 대위때 매년 잘 쌓아온 나의 커리어가 나의 진급 당락을 결정한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당신의 라이벌도 똑같이 시간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연애할 거 다 연애하고, 자기개발해서 자격증 갱신하고, 전우들과 술한잔하고 있을 것이다. 그 친구는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가능한 이유는 딱 한가지다. 하고자 하는 의지. 안하고자 하면 안해도 될 것 같고, 하고자 하면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하고자 한다. 늘 하고 job이 됐으면 좋겠다. 항상 주변에 관심이 많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도 관심을 갖고, 군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군생활을 잘하는 사람은 군생활에만 능통할까? 천만에, 예체능도 능통하고 외국어 능력도 출중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도 민감하게 대응하고 생각한다. 심지어 부동산과 투자도 잘한다.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한 이유는 딱 하나. 하고자 하는 의지와 관심.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매년 자격증을 하나씩 기변처리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외국어능력(토익,토스,오픽), 한국사능력검정시험, IEQ(인터넷윤리자격)지도사, 무역영어, 상공회의소 IT, 워드프로세서 1급, 컴활 2급 이상, KBS한국어능력시험, 행정사, 무도 자격증 3단이상 등등.
나열하고 나서 보니 참 많은 것 같지만, 걔중엔 2주만 투자해도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는것들이 꽤 있다. 절대로 좌절하지 마라. 하다보면 신이나서 재밌게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공부를 안해봤는데,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부터 하지말고, 일단 해라. 일단 시작하면 길이 보인다. 컴퓨터 잼병인데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딸 수 있을까? 딸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나의 시도를 자꾸 막을 뿐이다. 일단 시작해라. 그러면 자연스레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고, 자격증 획득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일 것이다. 영어는 알파벳 밖에 모르는데, 토익과 토스를 내가 할 수 있을까? 영어 기초반부터 시작해라. 영어 못하면 고급장교가 결코 될 수 없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라.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늦었지만, 시도조차 안하는것보다는 100배 낫다. 쫄지 마라. 당신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과 잠재력이 있다. 날 과소평가 하지마라. 나는 무조건 할 수 있다.
<범법행위 절대 금지>
실제로 있었던 사례를 언급해 보겠다. 소령진급 선발 년도에 스스로 미끄러진 친구들이 꽤 있다. 임관 성적, 초군반 성적, 고군반 성적 다 상위 30%안에 들었는데, 진급 들어가는 해에 사고가 있어서 결국은 소령진급을 못한 친구의 얘기다.
친구 A 이야기 : A라는 친구는 인성과 실력도 출중했고, 주변 인간관계 또한 너무나 훌륭한 친구였다. 그런데, 진급 들어가는 해에 선배들과 술을 먹다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 처벌을 받고, one out 돼서 소령진급을 못하고 전역을 했다. 왜 그랬을까? 내용은 대략 이렇다. 부대에서 업무를 종료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술을 먹은 A. 통상 군부대는 외진곳에 위치해있고, 술집 또한 번화가가 없으면 대충 부대 근처 노포에서 먹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부대옆에 관사가 통상적으로 위치해있어서 집에 갈 때 술도 깰 겸 걸어가기도 한다.(너무 위험하다. 술 많이 먹으면 택시타고 가라. 걷다가 로드킬 당한다.)
그 날, A는 선배들과 함께 술을 먹었다. 막내인 A는 선배들을 모셔다 드려야 된다라는 생각이 정신을 지배했고, 마침 부대 앞 노포에서 술을 먹고있었고, 길만 건너면 관사가 위치해 있는 게 보였다.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짧은 거리라도 절대 음주운전은 안된다. 내 군생활 끝난다. 라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술을 많이 먹은 A는 길만 건너면 바로 관사니까 내 차를 타고 가자. 라고 선배들에게 제안을 했고, 선배들도 술에 취했겠다 음주운전을 너가하지 내가 하냐, 걸려도 난 모르겠다 라는 심보로 같이 차를 탔다. 다행히 선배들은 잘 내려줬고, A는 본인 관사에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아뿔사! 그 짧은 거리를 못가서 도로위에서 잠이 든 것이다. 아침 출근시간이 되어 뒤에서 차가 쌩쌩 달리며 경적을 울리는데, 술에 취해 차에서 잠이 든 A는 바로 현행 음주운전으로 경찰서에 끌려갔다가 군사경찰로 이첩되어 처벌을 받고, 소령 진급이 들어가는 해에 군생활이 끝이 났다. 임관성적도 좋고, 임관 후 교육성적도 훌륭하고, 부대에서 평정도 잘 받고 관리가 잘 되어있는 친구였는데....1차진급하면 무조건 정규반 간다고 주변에서 평이 자자하던 친구였는데...그러나, 단 한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군생활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정말 안타까운 사례다. 지금은 2,3차 진급자 중에 묵묵히 최선을 다했던 친구들을 정규반으로 선발하기도 하지만, 그 당시에는 1차 진급자 중에서만 정규반을 뽑던 시기였다. 본인은 얼마나 쓰라렸을까?
특히 음주운전, 성폭력, 불법도박, 마약 등의 사건으로 법적인 처벌을 받으면 즉시 군생활은 접고, 내 인생 2막 무엇을 시작할까? 고민하면 된다. 아예 군에 남을 생각을 버려라. 절대 진급되지도 않을뿐더러 나 자신이 힘들다. 그런데 과연 군복만 벗으면 끝이 날까? 아니! 모든 공무원 시험에 응시조차 할 수 없다. 거기에다 토끼같은 자식과 여우같은 마누라가 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나만 바라보는 가족들이 있는데, 내가 그런 사고를 쳤다? 참 갑갑한 상황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절대로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딱 하나만 명심하자. “음주운전 등 5대 악성사고는 군생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