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아솔 Aug 04. 2024

육사출신 아닌데, 소령 1차진급/정규반 선발 노하우

상급자로부터 군대업무 잘한다고 칭찬받을 수 있는 노하우(10화)

 개인적인 생각으로 업무를 잘하는 노하우는 다년간의 숙달이 필요하지만, 특히 일 잘하는 사람들의 뚜렷한 몇 가지 특징을 아래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 주변 인접부대와 관계가 좋다. ② 규정과 상급부대 지침을 명확히 알고 있다. 

③ 지휘관의 의도와 2차상급자의 의도를 명확히 알고 있다. ④ 문서편집 기능이 월등하다

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보고서를 만든다.(무작정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는다.)

 실제 사회도 마찬가지겠지만, 일을 잘하는 것과 공부를 잘하는 것은 공부머리와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육사출산이라고 다 일을 잘할까? 아니다.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왜 육사출신인데 아직도 소령이야? 라는 사람도 많다. 그 사람들이 공부를 못해서 일을 못하는걸까? 아닐 것이다. 육사를 졸업한 것을 보면 학창시절에 분명히 전교에서 늘 상위권에 있던 친구일텐데, 공부를 잘한다고해서 반드시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일 잘하는 사람들의 5가지 특징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인데, 내가 지금까지 본 사람들을 보면 대게 저런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주변 인접부대와 관계가 좋고, 업무계통 상급부대 실무자들과도 소통이 잘되며, 사단장님의 생각은 어떻다 라는 리얼한 당시 현장목소리를 생생히 전해들을 수 있는 관계를 맺고 있다. 혹시나 보고한 문서가 상급부대의 원하는 보고내용이 아니라면 상급부대 실무자가 친절하게 피드백을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관계가 안좋다면? 상급부대에서는 대충 종합해서 지휘부로 보고하고, 나중에 역으로 박살이 난다. 참모장님 사단장님이 대대장님을 불러서 너희부대는 왜 타부대와 보고하는 내용이 다르냐, 직접 확인한게 맞냐 등등의 질책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또 해당 실무자에게 미치는 것이고, 군생활은 어렵다라고 생각하고, 나는 군생활과 맞지않나봐~라며 전역코스를 탄다. 지가 똑바로 안해놓고 뭘 남 탓을 한단 말인가.

 일 잘하는 사람은 규정과 상급부대 지침을 명확히 머릿속에 넣고 업무를 추진한다. 업무는 내 생각과 기준대로 하는 게 아니다. 상급부대에서는 친절하게 상급부대의 지침을 알려주고, 어떻게 작성해라라고 설명도 해준다. 하지만, 꼭 일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본인만의 기준과 잣대를 가지고 문서를 만들다가 대대장님께 혼이 나고, 상급부대 실무자에게 지도받고, 똑같은 일을 3번 반복하는 그런 불상사를 만든다. 업무 추진을 하기 전에 반드시 그 배경과 지침, 규정을 확인하고 보고서를 만드는 습관을 들이자.

 대대장님 의도와 2차 상급자의 의도를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두 번 반복해서 일을 안하는데, 일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꼭 대대장님을 무서워하거나 또는 상급부대 실무자에게 물어보기 두려워하는 스타일이다. 평소에 대대장님과 운동도 같이하고,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사우나도 가고 다하면, “아, 우리 대대장님이 이런 것에 관심이 많고, 우리 부대를 위해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구나.”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는데, 대대장님이 어려워서 어버버 하면서 지내다가는 계속해서 군생활이 어려워 진다. 단순히 대대장님이라고 명시를 했지만, 뿐만 아니라 나의 평정을 매기는 사람(과장이나 부서장)과 친해져야 한다. 업무는 해야되고, 상급부대는 쪼아대고, 부랴부랴 급하게 대대장님께 보고서를 들고 들어갔는데, 대대장님께선 한숨 팍 쉬시고,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답변도 안되고, 어버버버하다가 나가임마~라고 소리듣고 CP에서 나오는 상황도 허다하다.  나한테 어떤 보고서를 만들어야 되거나 임무가 떨어졌을 때, 그 임무를 지시한 사람이 무슨 의도와 배경을 가지고 어떤 내용의 보고를 받고 싶어하는지, 항상 보고 받는사람의 입장에서 고민을 하고 보고서를 만들자.


 일반 회사도 마찬가지겠지만, 문서편집 기능이 남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월등해서 항상 빠른 시간내에 수준 높은 초안을 만드는 인원이 주변에 있을 것이다. 문서편집 기능은 사실 컴활2급 및 워드1급 자격증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있어야 되고,(사회로 치면 MS오피스가 되려나?) 실무에서 사용되는 편집기능은 작전과장이나 소령급 실무자에게 배우는 게 가장 빠르다.(그 시기가 가장 빠릿빠릿한 시기고, 문서편집의 기능을 완전히 마스터한 시기다.) 다행스럽게도, 군대는 정해진 form 이라는 것이 있기때문에 사용하는 편집기능이 엄청나게 많지는 않다. 주로 한글과 한쇼(오피스)의 편집기능을 사용하기 때문에 손에만 익으면 군생활 내내 써먹을 수 있으니, 반드시 처음 배울 때 잘 배우도록 하자. 하지만, 이상하게 배우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으니, 일잘하는 고참한테 잘 배우길 바란다.(한셀 같은 경우는 재정병과나 인사병과가 자주 사용하는데, 본인 병과를 행정병과로 생각하고 있다면 역시나 잘배워두자.)

 나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생각보다 디테일한 것들이 많이 도출된다. 용사의 입장, 부사관의 입장, 지휘관의 입장 등 여러 계급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양한 의견제시와 가정상황이 도출되기 때문에, 보고서를 만들기 전 반드시 의견을 들어보기 바란다. 만약 시간이 안된다면, 초안을 만들고 나서 의견을 들어도 된다. 보고서 하나 만들기 위해 뭘 이렇게까지 노력해야 되냐라고 생각하면서 업무하는 태도라면 한단계 더 높은 계급의 진출은 어렵다. 안타깝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장교의 실력을 따지는 건 페이퍼 워크 능력이다. 분단 이후 실제 전쟁을 해봤는가? 아니. 그럼 뭘로 이사람이 군인으로서 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 아직까지도 우리 나라는 보고서 작성 능력과 브리핑 능력이 최우선되고 있다. 무시할 수 없다. 완성도 높은 문서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보고서 하나로 나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브리핑을 밤새서 준비하고 멋잇게 브리핑 하고 난 뒤 100점짜리 장교라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되지 않을까? 그게 현실이다. 현실을 부정하지마라. '나는 군인이야. 내 체력과 지휘능력으로 승부를 볼거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장교로서의 군생활은 당신과 맞지않다. 페이퍼 워크를 하기 싫다면 장교의 길은 당신과 맞지않다. 다른 길을 알아봐라. 완성도 높은 페이퍼에 인정을 받기 위해 당신을 갈아넣어라. 그리고 지금 내가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갈아넣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앞으로 계급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미래에 문서를 만드는 시간은 훨씬 줄어들어 있을것이고, 그 시기에는 더이상 문서를 만드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 어른들이 항상 말하지 않았는가. 모든 것에 때라는 게 있다고. 지금의 노력이 나중에 나의 피와 살, 보고서 잘 만드는 무기가 될테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말고, 일단 만들어봐라.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봤는데, 내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비교해보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업무태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고민해보자.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했다. 생각부터 바꿔보자.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육사출신 아닌데, 소령 1차진급/정규반 선발 노하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