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by 방재원

사실 나는 그를 잘 모른다. 고등학교 시절 등하교길 버스에서 CD 플레이어로 그의 음악을 줄창 들었음에도 고급스럽고 클래시컬한 그의 동료 목소리에 매료되어 묵묵히 베이스 기타를 치며 뒤를 받쳐준 그의 존재는 그 때나 지금이나 가물하다. 고3 때 이던가... 생전 처음 가본 콘서트에서도 수줍은 표정으로 묵묵히 연주만 하던 그가 공연의 주인공이 맞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아... 그때는 게스트로 마왕 님이 등장하여 묻혀 버릴 수밖에 없었겠구나.


이른 새벽 뉴스로 그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향년 50세, 일러도 너무 이른 나이다. 3년 여 간의 짧은 음악 인생을 '졸업'하고 잘 나가는 컨설턴트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 간다는 얘기는 얼핏 들은 적이 있었는데, 업무가 너무 과중했던 탓일까... 다시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하릴없이 거실을 서성거렸다. 학창 시절 또 하나의 페이지를 그냥 넘기기 싫어서 그가 작사한 "하늘 높이"를 틀었다.


난 힘들 때면 너의 생각을 하지

길을 걷고 커피를 마시고

또 같은 삶 속에서

난 어느 새 지쳐버렸는지

다시 만날 순 없어도

알 수 없는 힘이 되어준

너의 기억이

항상 내 곁에 따뜻한 위로가 되지

(중략)


20대 초반에 썼다는 곡이 30년이 지난 지금 현실이 되어 버렸다. 그 시절 센티한 척 운동장을 거닐며 흥얼거렸던 노래가 이 아침 전혀 다른 먹먹함으로 다가온다.


p.s. 故 서동욱 님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그곳에서 편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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