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이 다채로운 사람들의 마음
ㄲㄸㅃㅆㅉ
우리말에는 된소리가 있다.
자음의 한부류인 예사소리 ㄱㄷㅂㅅㅈ 이 ㄲㄸㅃㅆㅉ으로 억양이 세지는 경우이다.
이는 된소리 되기라고 말한다.
소리가 세짐과 동시에
의미나 표현도 강해지거나 명확해진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온다.'와
'바람이 쌀랑쌀랑 분다.'
'쌀랑쌀랑'부는 바람은 '살랑살랑' 부는 바람보다
조금 더 사늘한 바람이 가볍게 자꾸 부는 모양을 의미해 더 센 느낌을 준다.
뒤에 동사도 '-분다'가 아닌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인 '-불어온다'로 표현하면 어색한 느낌이다.
'따뜻하다'와 '따듯하다' 둘 다 같은 의미이지만
따'듯'하다는 따'뜻'하다의 표현보다는
말할 때 조금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 감성적으로 표현하고 싶을 때 자주 사용한다.
의태어에서도 된소리의 말은
상대적으로 강한 모양이 연상된다.
'동글동글'과
'똥글똥글'
후자의 된소리가 되면 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구 모양일 거 같다.
의성어에서도 느낄 수 있다.
참새가 '짹짹' 지저귀다.
참새가 '잭잭' 지저 긴다.
기존의 있던 의태어로서
참새의 명랑한 이미지가 아닌
후자는
지쳐서 터덜터덜 걸어가는 모습이 상상된다.
병아리가 '삐약삐약' 운다.
병아리가 '비약비약' 운다.
힘이 빠져 당장이라도 쓰러질 거 같은
작은 병아리의 모습이다.
'잭잭'과 '비약비약'은 실제 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그렇게 때문에 된소리의 의성어는 명량한 새들의 쨍하고 밝은 느낌을 명확하게 줄 수 있다.
당연히 실제 감정이 들어간 감탄어 역시 된소리로 표현할 때
의미가 조금 더 강조되는 경우가 있다.
"맛있어"[마시써]보다는 "맛쪙!"[맏쪙]
"귀엽다~"[귀엽다-] 보다는 "꾸이엽땨~"[꾸이엽땨-]라고 말하면
속 안에서부터 툭 터뜨릴 거처럼 귀여워하는 화자의 감정과 그래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상상된다.
역시 [자잔!] 보단 [짜짠!]의 감탄사는 좀 더 서프라이즈 한 느낌을 준다.
말하는 이의 본능적인 놀람이나 느낌, 부름, 응답 따위를 나타내는 말의 부류로서 즉 감정 표현할 때 효과적이다.
그만큼의 놀라움과 희열이 들어가기 위해서 감정의 세기에 따라 언어의 세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
적절한 상황에서의 된소리 말하기의 사람은 애교가 묻어 있을 것이다.
사람 자체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생활 애교의 경우를 그대로 생각하면 말이다.
애교(愛嬌)란 본 뜻이 '사랑 애, 아리따울 교'로 타인에게 귀엽게 보이는 태도를 의미하는데
그냥 보는 사람에게 귀여워 보이면 귀여운 사람이 되는 거 아닌가.
표현이 다채로운 사람이 좋다.
대화를 하다 보면 괜히 메인 조명 온도가 높아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그들을 생각해 보면 대체로 리액션과 비언어적, 반언어적 표현이 부담스럽지 않게 풍부했다.
숨 쉬는 지금 감정을 온 분위기로 적절히 표현할 줄 아는 사람. 말 높이는 높아지며 공기의 온도도 은은히 따뜻하게 올라간다.
그리고 공간 자체가 편안해진다.
생각나는 이들은 항상 맑은 향기가 났다.
왜 그럴까
자신의 감정만이 아닌 타인의 감정까지 생각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대화를 이어가게 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를 잘 듣고 어떻게 해야 상대방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배려있는 말하기를 자주 하는 거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은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손해 볼 생각 자체 없이 마음과 사랑을 나눠주곤 했다.
마음 빽빽이 따뜻한 사람.
언어의 온도도 따뜻하다.
덕분에 내 마음도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