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숙취와 오늘의 그리움

by 요환

밤은 언제나 생각을 가져온다

무겁게 뱉는 한숨이 어느새 방바닥을 다 깔았을 때

커피포트에 물은 다 끓고 김은 네가 피우는 담배 연기처럼 위로

천장에는 닿으려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라졌고

컵은 계속 김을 뿜어낸다


입천장은 계속 데고


사랑은 시키지도 않은 택배처럼 찾아오고 내 것이 아니라면 무섭게 수거해 간다

괜히 확인해 본 내 손끝엔 테이프 찌꺼기가 남고

손끝을 서로 붙였다 뗐다 하며 보낸 사람을 생각한다

왜 하필 나였는지

그렇게 계속 손끝을 붙이고 때도 보면 누구였는지 점점 기억이 안 나고

손끝도 이젠 붙지 않고


혹시나 초인종을 눌러봤다 초인종은 내 기분도 모르는 듯 경쾌하고


컵은 더 이상 김을 뿜지 않는다


깊어지는 밤을 온전히 갖고 싶어 술을 마신다

나도 따라 깊어지고 점점 어둠과 섞여 가고

오늘의 술은 내일의 숙취로 갚으면 되는데

오늘의 그리움은 내일 무엇으로 갚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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