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2일 금요일
자신이 처한 숙명을 알아서였을까? 아니면 떠나버린 엄마의 품이 그리웠던 것일까?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댄다. 특히 저녁에는 잠에 들지 못하고 목청이 터져라 운다. 할머니는 매일 밤 우는 아이를 업고 이곳저곳을 서성인다. 할머니는 손주를 업고 매일 밤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쩌다 아들의 인생이 이지경으로 꼬여버렸는지 안타까웠을 것이고, 아무것도 모르고 이 세상에 던져진 손주의 미래가 걱정되었을 것이다. 답답하고 슬프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이리저리 교차하며 매일 밤 할머니의 가슴을 시리게 했을 것 같다.
오랜 서성임과 할머니의 한 섞인 노랫소리 덕분에 아이가 가까스로 잠에 든다. 방에 들어가 포대기를 풀고 아이를 눕히려 하자 아이는 금세 눈치를 채고 다시 울기 시작한다. 할머니는 다른 식구들이 깨지 않도록 손자를 업고 다시 밖으로 나간다.
첫 손주에 대한 애정인지 아니면 그 애정에 연민의 감정이 작용하였는지 할머니는 자식들 이상으로 그 아이가 소중하고 사랑스러웠다.
그런 사랑으로 채워진 밤들이 쌓이고 쌓이며 할머니는 떠난 며느리의 자리를 채워나갔고, 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할머니가 아닌 아이의 엄마가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