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오래전 연락이 끊어진 동문 선배를 만났다. 몇 년 전부터 연락처를 수소문했지만 아는 사람이 없어 더 이상 찾지 않고 지내고 있었는데 동문 후배가 연락이 닿았다며 전화가 왔다. 전화번호를 받자마자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다.
대학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군 제대 후에 등록금은 물론 하숙비도 내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이런 상황에 대하여 그 선배와 얘기 중에 별 기대 없이 선배가 자취하는 집에 같이 살 수 없는지 물었는데 뜻밖에 선배가 흔쾌히 받아주었다.
그 후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거의 해결하고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충당하며 크게 무리 없이 대학시절은 보낼 수 있었다. 선배의 도움이 없었다면 너무나도 힘겨운 생활을 했을 거라 생각하기에 나에게는 실로 큰 은인이다.
선배의 집은 뚝섬에 있는 일반주택의 반지하였고 방 하나에 입식 부엌이 딸려있는 구조였다. 나였다면 방 하나짜리 집에 불편을 감수하며 사람을 들이지 못했을 것 같다. 선배에게 더욱 고마운 건 같이 지낸 약 2년 반의 기간 동안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나를 가족처럼 너무도 따뜻하게 대해주었다는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선배 아이들 돌잔치였던 2009년 만남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핑계이겠지만 회사생활에 올인하던 시절이었기에 개인적 인맥 관리를 아예 포기하고 살았다. 물론 마음 한구석에 늘 선배와의 주기적인 연락이나 만남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여하튼 지금이라도 선배를 만나게 돼서 너무 다행이며 앞으로 관계를 지속하고 삶을 나누며 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이번 만남에 집사람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만났으며 향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가족 모임으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나의 삶을 돌아보면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온 것 같다. 나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란 생각을 많이 하고 살아왔지만 사실 나누며 사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받은 것 이상으로 누군가와 나누며 살고자 하는 생각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드는 만남이었고 앞으로 나눔을 실천하며 살기를 소망한다. 조건적으로 이때가 되면 이 조건이 되면이 아니고 일상생활에서부터 시작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