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와 행복

2023년 2월 14일 화요일

by 손영호

영국에서 주재원 생활을 할 때 서점에서 사놓고 읽지 않은 책들 중 PAUL KALANITHI라는 미국 의사의 에세이 ‘WHEN BREATH BECOMES AIR’라는 책을 드디어 읽었다. 의학용어 등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나와 읽기 어려웠지만 오래간만에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


이 사람은 미국에서 INDIA 출신 부모 슬하에서 태어났다. STANFORD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삶의 목적에 대하여 고민하다가 의사가 되기 위해 YALE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였다. 모교인 STANFORD로 돌아와 신경외과 의사로 근무하였으나 불행히도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이 사람은 암투병을 하면서도 의사로서의 직분에 최선을 다하였고 물리적으로 일을 할 수 없을 때까지 본인의 소명을 다하였다. 과연 무엇이 이 사람이 의사라는 일을 소명이라 생각하게 했고 또한 죽는 날까지 그 일에 최선을 다하게 만들었을까? 아마도 그가 하던 일 자체가 존재의 의미이며 행복이었을 것이다.


난 직장을 다니면서 한 번도 회사일이 나의 소명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먹고사는 것이 최우선이었고 그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대기업에 취직해서 인정받으며 회사를 다니는 것이 최선이라는 사회적 통념에 맞추어 살았기 때문이다.


나이 50이 되어서야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고 의미가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의미 있는 삶이란 가족을 포함하여 누군가의 결핍이나 필요를 채워줄 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타인을 채우는 것은 결국 나를 채우는 것이며 이를 통하여 이 힘든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낼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퇴직 후 하고 있는 주식투자와 글 쓰는 일은 회사 일과 달리 일 자체가 재미있고 의미가 있다. 주식투자는 우리 가족의 생계를 위한 것이 우선이지만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소액이나마 기부할 수도 있고 관련 지식을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Brunch에 올리는 내 글은 퇴직 후 나의 삶에 대한 기록이지만 누군가에게 참고가 되거나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주식/ 글쓰기/ 요리 및 가사 외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려 한다.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이런 일들에 흥미를 가지거나 재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 아마도 다른 분야에서도 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들도 각자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에 가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늘 얘기했고 강하게 드라이브도 걸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대학 자체가 목적이 되기보다는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 것을 주문하고 자신의 재능과 관심사를 우선적으로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국영수 등 필수과목과 관련된 학원은 강제적이지 않다. 스스로 원하는 분야의 학원을 선택해서 다니게 한다. 악기 학원/ 미술 학원 등 본인이 원하는 학원에 보내주고 있다. 내가 걸어온 길과 달리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고 그 일을 통해 스스로 행복하며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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