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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호 Mar 28. 2024

막내의 사춘기

2024년 3월 28일 목요일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 딸아이가 얼마 전부터 큰 아이가 보였던 사춘기의 특징을 보이기 시작했다.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본인이 필요할 때만 부모를 찾는다.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짜증도 많이 늘었다.


큰 아이와 둘째가 제법 성장한 상황에 막내까지 사춘기에 접어드니 왠지 쓸쓸한 기분이 든다. 언제까지나 아이로 남아있을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내 마음은 사춘기 이전 아이의 모습에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늘 어수선하고 손이 많이 가서, 빨리 컸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 시절이 그립다고 한다. 아마도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절이 그립다고 하지 않을까?


현재라는 시간에 집중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 과거에 묶이고 미래를 걱정하며 소중한 현재의 순간순간들을 놓치고 살아간다. 과연 어떻게 해야 현재를 살아갈 수 있을까?


사춘기에 접어든 막내 딸아이를 바라보며 생각해 본다. 아이가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며 이끌어 오던 나의 손을 놓고, 이제는 뒤에서 아이가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면 어떨까?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아이를 바라보다 나의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 잡아주고, 다시 뒤로 물러나는 그런 여정이 아이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방법이지 않을까?


아이에 대한 나의 기대와 욕심을 내려놓고, 아이가 걸어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기다리고, 사랑해 주는 것에 그 열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마태복음 6:27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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