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부활절 예배를 위해 길을 나섭니다.
맨 뒤에서 가족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다, 제일 뒤에서 홀로 걸어가는 아들 옆으로 다가섭니다.
중학교 2학년이 된 아들의 키가 어느새 180이 훌쩍 넘어, 이제는 아들의 얼굴을 올려다봐야 합니다.
아들의 어깨 위에 내 팔을 올려 힘겹게 감싸봅니다.
아들은 말없이 나의 팔을 어깨에 가볍게 받아내고 발걸음을 맞추어 천천히 걸어갑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며 나는 아들의 따뜻한 마음을 체온을 통해 느낍니다.
이렇게 아들은 성장하고 나는 늙어갑니다.
그리고 아들의 키와 나의 나이만큼 사랑은 커지고 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