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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호 Jul 21. 2024

주먹다짐

2024년 7월 21일 일요일

중학생인 아들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친구와 주먹다짐을 해서 코와 턱이 아프다고 말한다. 상태를 보니 심각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병원에 데려가 엑스레이를 찍어보았고 다행히 별 문제는 없었다.


내용을 들어보니 친한 친구 중 하나와 별일 아닌 것으로 다툼이 시작되었고, 그 친구가 먼저 주먹으로 아들의 얼굴을 치면서 싸움이 벌어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아내에게 그 친구 어머님의 연락처를 받아 전화를 했다. 아들에게 들은 내용을 전달했고 퇴근해서 집으로 가시면 내용을 들어보시고 다시 통화하자고 말을 남겼다.


그러나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 친구의 아버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죄송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하시며 아들을 어떻게 훈육해야 할지 너무 답답하다며 나에게 하소연을 한다.


나는 남자 아이들이기에 그럴 수 있는 일이다. 단, 이번 일을 계기로 아이들이 폭력성을 경계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씀만을 전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들의 친구에게 사과의 문자가 왔다. 아들에게 말한 것과 같이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갈등 상황은 반드시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살아가야 한다고 답변을 남겼다.


아이들끼리도 바로 화해를 했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다음날 같이 농구를 하러 갔다.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런 일이 언젠가 한 번은 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친한 친구와 크지 않은 싸움으로 발생한 것이 오히려 다행스럽게 생각되었다.


부디 아이들이 이 일을 잊지 않고, 다시는 폭력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란다.




아들은 나의 글을 읽지 않는다. 그러나 언젠가 이 글을 읽을 것이라고 믿으며 아래의 글을 남긴다.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길을 가는 사람이다. 폭력에 의존하는 사람은 그 자신이 정신적으로 나약하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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