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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함

2025년 02월 11일 화요일

by 손영호

볕이 잘 드는 공간,

고양이 두 마리가 옆으로 누워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본다.


언제였던가,

아마도 초등학교 시절,

풀냄새 나는 어느 봄날의 나를 본다.


볕이 잘 드는 마당,

봄냄새 가득한 계단에 앉아,

나른함으로 침전된 나를 본다.


언제였던가,

또 다른 나른함을 즐기던 시절,

여기저기 헤쳐보지만 오직 어릴 적 그 순간뿐이다.


볕이 잘 드는 공간,

겨울과 봄 그 어느 지점에 멈춰서,

기억 속 그 나른함으로 고양이들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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