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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謙遜)이란?

2025년 03월 30일 일요일

by 손영호

언제부터인가 일상에서 겸손(謙遜)이라는 말을 듣기가 어려워진 것 같다. 자존감이라는 말은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겸손이라는 말은 아예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겸손과 자존감은 반대의 개념일까? 즉 겸손은 자존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나 자신이 겸손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겸손(謙遜)하다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자신을 낮추거나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자세가 겸손일까?


자신을 낮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말과 행동에 있어 상대를 높여주는 것이 자신을 낮추는 것인가? 말과 행동만 겸손하다면 겸손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무엇이 진정한 겸손일까? 내가 생각하는 겸손은 모든 상대성을 넘어서는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수용과 포용이다.


옳고 그름, 강하고 약함, 높고 낮음, 많고 적음, 잘나고 못남 등 이 세상의 모든 상대적 가치를 넘어 상대를 존중하고 포용하고 품어줄 수 있는 마음과 자세가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상대적 가치 중 하나가 옳고 그름일 것이다. ‘자신은 옳고 상대는 그르다’라는 이런 생각은 과연 옳은 것인가? 과연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전적으로 옳은 상황은 얼마나 될까?


겸손해지기 위해서는 이런 옳고 그름을 넘어서야 한다. 그 시작은 ‘사람은 늘 옳은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런 인식은 상대의 생각과 입장을 충분히 듣고 이해하려는 자세로 연결되며, 설득이나 절충과 같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대성에 대한 인식, 즉 절대적인 것은 없다라는 인식은 사람을 교만에서 벗어나게도 한다. 교만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상대를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며, 누구에게나 자신보다 훌륭한 면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겸손은 말과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겸손은 포용력에서 나온다. 그 포용력은 상황과 사람을 가리지 않기에 사람과 삶을 훌륭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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