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2025년 04월 05일 토요일

by 손영호

전혀 예상치 못한 비,

마치 난생처음 보는 것처럼,

비는 그렇게 내리고 있다.


그 비를 바라보고 있자니,

기다림이라는 의미가 머리와 가슴에,

비가 되어 내린다.


하늘은 구름을 조금씩 모으며,

구름이 충분히 익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린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구름이 허무하게 흩날려도,

하늘은 묵묵히 다시 모으고 또 모은다.


하늘은 그렇게 묵묵히 일을 하며,

구름에 비가 충분히 차오를 때까지,

그때를 기다린다.


그 묵묵한 기다림 때문일까?

눈 뜬 아침에 내리는 봄비가,

참으로 달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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